[미디어펜=최인혁 기자]22대 국회 국정감사 4일 차인 1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는 ‘탄핵’을 주제로 여야 간 날선 공방이 펼쳐졌다. 야권이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면서 탄핵에 대한 여론조성을 본격화하자 여당이 무차별적인 탄핵 공세라며 반발했기 때문이다.
법사위는 이날 헌법재판소와 군사법원 등을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오전 헌법재판소 국정감사에서는 윤 대통령 탄핵이 공론화됐다. 김건희 여사에게 제기된 부정 의혹들과 더불어 명태균씨를 통한 총선 개입 의혹 등이 탄핵의 근거가 됐다.
특히 야권은 김 여사의 ‘국정농단’을 지적하며 탄핵에 대한 시위를 당겼다. 앞서 야권이 국정감사 1일차부터 ‘김건희 국감’을 예고하며 군불을 땐 것을 넘어 4일차인 이날 본격적으로 탄핵 여론조성에 나선 것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자료사진)/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첫 질의자로 나선 전현희 민주당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정농단’ 사건으로 탄핵됐다는 예시를 들며 윤 대통령에게도 같은 기준이 적용된다면 탄핵 대상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그는 김정원 헌법재판소 사무처장에게 “윤 대통령과 비선 실세인 김건희 여사 주변에 제기되는 의혹이 헌법상의 대통령 탄핵 사유로 거론되는 헌법과 법률 위반에 해당할 수 있는지 질의 드리겠다”라면서 포문을 열었다.
같은당 김용민 의원도 “박 전 대통령 탄핵 결정문에 ‘행상 책임’이라는 것이 있다. 법을 명확하게 위반하지 않더라도 태도나 행동 등에서 헌법수호 의지가 없다면 책임을 물릴 수 있다는 게 헌재의 결정이었다”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김건희 특검법 등에 거듭 재의요구권을 행사해 수사를 방해하고 있는 것 등이 헌법수호에 반하는 행동으로 탄핵 사유가 될 수도 있다는 취지의 주장이다.
민주당 소속인 정청래 법사위원장도 “박 전 대통령 탄핵이 인용된 것을 윤 대통령에게도 적용된다면 (윤 대통령은)탄핵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라면서 야당 의원들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반면 여당 소속 의원들은 야권이 무차별적이고 무책임하게 ‘탄핵 공세’를 펼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들은 야권이 소모적인 논쟁으로 국가적인 차원에서 시간과 금전적인 손해를 발생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의 탄핵 남발에 국민 혈세가 매우 낭비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국무위원에 대한 탄핵소추는 법사위원장이 검사 역할을 하게 된다. 법사위원장을 대리할 수 있는 변호사 비용으로 이미 작년에만 1억원 가까이 예산으로 쓰였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뿐만 아니라 검사 4명에 대해 탄핵과 관련된 청문회를 하다 보니 법사위원 20여 명이 민생과 관련된 일을 못하고 청문회에만 하루 종일 매여 있게 된다”라며 민주당의 과도한 정쟁 유발로 국회가 민생을 놓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민주당의 탄핵소추가 이재명 민주당 대표 방탄의 일환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박준택 의원은 “22대 국회에서 민주당이 발의한 탄핵 소추안은 7건이다. 다수 검사가 탄핵 대상이 됐는데 이 대표 또는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사건 등을 수사한 검사들을 대상으로 삼았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민주당이 사법리스크를 방어하기 위해 탄핵을 남발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문제는 탄핵을 당하면 직무에서 배제가 된다. 그래서 법관이 탄핵당하면 재판 공백, 검사가 탄핵당하면 수사 공백, 국무위원이 탄핵당하면 행정 공백이 발생하게 된다. (그러나)탄핵으로 인한 공백 사태의 책임을 아무도 지지 않는다”라며 야권이 무책임하게 탄핵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야권은 오는 20일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탄핵 여론 조성에 화룡점정을 찍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이들은 김건희 여사의 총선개입 의혹을 진상규명하기 위해 ‘명태균 사태’를 폭로한 강혜경씨를 증인으로 추가 채택했다. 표결에 부쳐진 강씨의 국정감사 증인 출석요구의 건은 재적 16인 중 찬성 11인 반대 5인으로 통과됐다. 여당은 야권의 일방적인 증인 채택에 반발했지만, 의석수 부족으로 증인 채택을 저지하지 못했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