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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어김없는 막말 국감…정책보다 자기PR?

2024-10-13 10:51 | 진현우 기자 | hwjin@mediapen.com
[미디어펜=진현우 기자]22대 국회 첫 국정감사 1주 차 일정이 마무리됐지만 올해도 어김없이 '막말 국감'이라는 별명을 얻고 말았다.

장관 관용차를 중고 거래 플랫폼에 등록하며 돌출 행동에 나선 의원이 등장했고 국무위원마저 비속어를 쓰는 상황이 연출됐다.

양당제가 굳어진 우리 정치 상황에서 정책을 앞세우는 국정감사 보다는 자신을 각인시키기 위해 무리한 행동을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0월 7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2024.10.7./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는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주유엔대표부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 주유엔대표부와 주뉴욕 총영사관 대상 국정감사를 끝으로 1주 차 국정감사 일정을 마쳤다.

이런 가운데 올해 국정감사 역시 일부 상임위원회에서 여야가 격하게 충돌했는데 곳곳에서 막말 논란이 불거졌다.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0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국가유산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국악인들의 가야금 연주를 놓고 "기생집을 만들어 놓았나"라고 표현해 물의를 일으켰다.

논란은 양 의원이 국정감사 도중 지난해 4월 청와대 상춘재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무형유산 원로 및 문하생들과의 오찬 간담회 관련 질의 도중 발생했다.

양 의원은 간담회 중 "공연자들에게 출연료를 줬는가"라고 물었고 이후 "출장비와 식비만 지급하고 출연료는 주지 않았다"는 답이 돌아오자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정승 판서 앞에서처럼 공짜 공연을 시키는가. 이분들이 기생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기생집을 만들어 놓았는가. 이 지X들을 하고 있다"고 비속어를 섞어가며 격한 발언을 쏟아냈다. 함께 자리했던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양 의원의 발언에 "국악인들이 모멸감을 느낄 만한 표현"이라고 항의했다.

국무위원인 장관이 비속어를 사용한 경우도 발생했다. 김용현 국방부 장관은 지난 8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계엄령' 논란과 관련한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의 답변에 대해 황희 민주당 의원이 지적한 것을 두고 "군복 입고 할 얘기 못 하면 더 X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여당 소속 성일종 국방위원장도 직접 나서 "격한 표현이 있었던 것 같다"고 하자 김 장관은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이른바 '막말' 논란과 관련해 한 초선 의원실 관계자는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보통 의원이 돌출 발언을 하는 경우는 사전 준비한 것이기 보다는 '애드리브'인 경우가 많다"며 "국정감사장에서 나오는 의원들의 발언을 들으면 나도 깜짝 놀랄 때가 많다"고 털어놓았다.

이와 함께 의원이 국정감사 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돌출 행동을 벌여 빈축을 사기도 했다. 윤종군 민주당 의원은 지난 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 질의 과정에서 중고 거래 플랫폼의 허위 매물 문제를 지적하는 도중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의 관용차량(카니발)을 중고 거래 플랫폼에 올렸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최소한의 정보만 알고 있으면 타인의 재산 역시 중고 거래 플랫폼에 올릴 수 있다는 허점을 지적하는 질의 과정에서 이런 행동을 했지만 박 장관은 "나한테 양해를 받고 한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0월 1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기획재정부 조세정책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4.10.11./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이 과정에서 여당 의원들은 "전자문서 위조이다" "의도가 아무리 선(善)해도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라며 비판을 이어갔다. 이에 맞서 윤 의원도 "허위 매물이 쉽게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여당 의원들이 동료의원 발언에 전자문서 위조라는 표현 쓴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너무 밋밋하게 하면 언론의 주목을 못 받고 쟁점이 되지 않으니 일부러 자극적인 행동을 하는 것인데 이게 사실 유튜브 문화에서 비롯된 것 같다"며 "유튜브의 경우도 자극적이어야 뜰 수 있는 문화를 가지고 있는데 이 문화가 제도권으로 들어온 것이 큰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승자 독식의 양당 제도도 이런 문제를 악화시키는 또 다른 원인이다"라며 "갈등을 중간에서 조정할 수 있는 세력화된 제3당의 출현 역시 하나의 문제 해결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미디어펜=진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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