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여야의 입장이 극명하게 갈리는 두 공영방송에 대한 국회의 국정감사가 예상대로 첨예한 대립으로 점철됐다.
1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KBS와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원, 그리고 EBS에 대한 국정감사는 박민 KBS 사장, 김유열 EBS 사장,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과 김태규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직무대행이 출석한 가운데 시종일관 KBS를 공격하는 야당과 방어해주는 여당, 반대로 방문진에 대해 비판하는 여당과 감싸주는 야당의 밀고 당기는 설전으로 이어졌다. 여기에 야당 성향의 유시춘 이사장이 있는 EBS에 대한 공격과 방어도 보태졌다.
그러나 이들 세 방송사에 대한 설전이 벌어지기도 전 최민희 위원장과 여당 의원들 간의 고성이 먼저 터져나왔다. 여당 의원들이 유열 EBS 사장에게 EBS 유튜브 수익금에 대해 사용내역과 자료를 제출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전에 야당 의원들이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의 법인카드 내역을 모두 제출하라는 압박의 복수전(?)인 셈이었다.
14일 국회 과방위의 국정감사를 받고 있는 권태신 방송문화진흥원 이사장(왼쪽)과 박민 KBS 사장./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이 최 위원장을 건드렸다. 김 의원은 EBS 유 이사장이 국회 출석을 요구하며 "우리 위원회에 뇌 전문가 한 분이 위원장으로 계신다. 지난번에 이진숙 위원장께 '뇌 구조가 이상하다'고 한 말씀 들어본 적 있지 않나"며 "60대 이상이 되면 뇌가 썩는다고 말씀하신 분인데 우리는 그보다 더한 전문가가 있으니 딱 보면 이게 정상인지 아닌지 뇌 구조가 이상한지 아닌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얘기한 것.
이에 최 위원장은 "거꾸로 이진숙 위원장에 대한 문제 제기에 대해 과도하다고 여당 의원들께서 수많은 지적을 하셨다"며 "유시춘 이사장은 70이 넘은 오랫동안 민주화운동을 해 오신 훌륭한 분이다. 그런 분에 대해 똑같이 제정신이 없다든지 이런 말을 본인 없는 자리에서 하는 것을 삼가달라"고 응수했다.
그러자 국민의힘 의원들 사이에서 고성이 터져 나오며 최 위원장을 비난했다.
먼저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박민 KBS 사장에게 "사장님은 윤석열 정권에서 공영방송을 초토화하는 행동대장 역할을 KBS부터 하고 있다는 그런 평가를 받고 계시다"고 공격을 시작했다.
이 의원은 "박민 KBS가 만들어지는 게 대통령 부부에게는 좋은 일이겠다. 그런데 그게 대한민국을 위해 좋은 일인가"라며 "8월 28일에 저희가 결산 심사할 때 사장님께 제가 연임이나 재도전하시면 안 된다 당부를 드렸는데 왜 그랬는지 혹시 기억하시나"라고 밀어붙였다. 그러나 박 사장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한발 뺐다.
그러자 이 의원은 "시청률 내려가고 호감도 떨어지고 수신료 분리 징수 때문에 재정 건전성 엉망되고, 그리고 대한민국 국민이면 응당 가져야 되는 역사관조차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씀드렸다"고 정면으로 비판했다.
여당의 공격은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에게서 시작됐다. 권 이사장이 "저희 12기 이사회의 재임 기간인 2021년부터 2023년까지 문화방송(MBC)은 3년 연속 흑자를 실현했다"고 발언하자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권 이사장에게 "MBC를 국민 갈등의 진앙지로 만들어 놓고 자화자찬을 하시는 게 듣고 있으니까 역겨웠다"며 "윤석열 정부의 방문진 이사 선임을 소송을 통해서 무산시킨 것 역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MBC가 공정한 언론이라고 생각하는 국민은 절반밖에 없다. MBC는 민주당을 위한 정당이고 민주당에게만 관대하고 그리고 저희 여당과 윤석열 정부에는 가혹한 잣대를 들이대는 언론으로 볼 수 없는 행동을 하고 있다"며 "그런데도 그것에 대한 반성이나 그런 것 하나도 없이 성과만 있었다고 자화자찬하는 것은 정말 눈 뜨고 보기 힘들 정도의 모습이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