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출범 7년차를 맞이한 국내 1호 인터넷은행 케이뱅크가 오는 3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기업공개(IPO)에 나선다. 지난 2022년 시장 분위기 악화로 IPO를 철회했던 케뱅은 오는 21~22일 양일간 일반 공모를 거쳐 30일 상장을 앞두고 있다. 케뱅은 이번 IPO를 통해 "총 1조원의 자산유치 효과를 거두겠다"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케뱅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상장 이후 사업 계획과 비전을 발표하는 내용의 IPO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최우형 케이뱅크 행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케이뱅크 IPO 기자간담회에서 케이뱅크의 상장 후 사업계획과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케이뱅크 제공
이날 간담회에서 최우형 케뱅 행장은 "케이뱅크는 출범 이후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며 혁신을 선도해왔다"며 "케이뱅크는 우수한 자본효율성과 대규모 잠재 자본 기반의 질적 성장을 통해 업계우위의 중장기 ROE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 행장은 이날 △리테일 △중소기업소상공인(SME)/소호시장 △플랫폼 등 3대 축을 중심으로 하는 성장전략에 대해서도 공개했다. 지금까지 케뱅은 가계 리테일금융을 중심으로 저원가성 수신자금을 확보하는 시중은행과 비슷한 사업모델로 성장해왔다. 앞으로는 리테일에서 저원가성 수신자금을 유치하면서도, SME시장과 플랫폼에 집중해 수익을 다변화하겠다는 입장이다.
구체적으로 리테일에서는 요구불예금과 특화 수신상품을 출시해 주거래은행으로 이용하는 고객을 늘리고, 이를 기반으로 저원가성 예금을 마련해 효율적인 자금 조달 구조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SME/소호에서는 인터넷은행 중 가장 풍부한 라인업을 갖춘 개인사업자 대출 포트폴리오를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매출규모 현금흐름, 업종 등의 데이터를 사용한 맞춤형 CSS모델과 자동화된 담보가치 평가, 주주사의 고객 연계 마케팅 역량 등을 활용해 국내 최초의 완전 비대면 SME 대출을 내놓겠다는 구상이다.
플랫폼에서는 각 산업부문의 선도사업자와의 제휴를 통해 제휴 생태계를 구축하는 '오픈 에코시스템' 전략을 펼칠 예정이다. 주식, 채권, 금과 은 등 원자재, 외환 등의 전통적인 투자상품부터 대체불가능토큰(NFT), 명품, 예술품 등에서도 투자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케뱅은 투자 전용 플랫폼과 AI 기반 개인화 투자 서비스도 선보일 계획이다.
다만 케뱅의 핵심 상품인 '아파트담보대출'이 최근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와 맞물려 침체 우려를 맞이하는 점은 다소 우려되는 대목이다. 이에 최 행장은 'SME'와 플랫폼 대출 비중을 늘려 위기를 돌파하겠다고 강조했다.
최 행장은 "정부의 가계부채 우려 때문에 은행의 가계대출성장에 제한이 있다. 그래서 저희가 돌파구로 생각하고 있는 게 기업금융이다"며 "실제 SME 사장님대출 분야에서는 지난달 부동산담보대출 비대면(상품을) 출시했는데 매일 대출을 신청하는 사장님이 많다. 내년에는 이 부분을 베이스로 대출성장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연초 혁신투자허브를 지향하겠다고 경영계획에서 공표한 바 있는데, 실제 실천에도 옮겼다"며 "주식 채권 등 전통적인 투자상품 외에도 가상화폐 명품시계 다양한 미술품 조각투자 등 재미있는 투자상품을 원하는 고객께서 허브를 이용하실 수 있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업비트 제휴를 통한 성장모델에 대해서도 의견을 내놨다. 현재 케뱅은 가상자산 거래플랫폼인 업비트의 원화 입출금계좌 창구로 활용되고 있다. 이 같은 제휴관계는 내년 10월 종료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해 최 행장은 "계약관계보다 비즈니스 관계와 사업협력 관계를 봐주면 좋을 것 같다"며 "케이뱅크 비씨카드 업비트 3개사가 모여 3사의 서비스를 아우르는 새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한 전략적 제휴도 맺었다. 서로 윈윈관계가 되고 있기에 앞으로 더 좋은 사업 파트너로 지속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개정으로 업비트 예치금 이자율이 크게 늘어난 데 따른 비용부담 우려에 대해서는 "업비트의 예치금 비중이 2021년도에는 절반이 넘었다"면서도 "지금은 전체 수신액 22조원 중 업비트 예치금 규모가 3조 2000억원 수준을 평균적으로 왔다갔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자율 상승에 따른 비용부담은 다른 비즈니스로 충분히 메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자산건전성 중심의 포트폴리오 최적화로 리스크 관리 역량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케뱅의 2분기 연체율은 0.95%에 달하고, 무수익여신도 2071억원에 달한다. 인터넷은행 3사 중 가장 높은 실정이다.
이에 대해 최 행장은 "케이뱅크의 건전성은 매우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무수익여신 숫자만 가지고 단편적으로 일 대 일로 비교하기엔 어려움이 있다"며 "대출비용이 늘었음에도 대손비용은 작년보다 30% 이상 줄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최근 자산건전성은 포트폴리오 구조의 안정화와 중저신용자 신용평가 고도화 등에 힘입어 강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 행장은 "(그동안) 신용대출 비중이 높아서 대손비용이 높았다. 지금은 전체 대출 중 담보부대출이 많이 늘어서 대손비용이 많이 줄었다"고 전했다.
이어 "중·저신용차주에 대한 평가가 굉장히 정교해졌고, 여신의 질이 높아졌다"며 "대손비용도 상당히 많이 안정화됐다. 갈수록 자산건전성이 안정화될 것으로 본다"고 부연했다.
케뱅은 앞으로도 △신용평가모형 고도화 △담보대출 비중 확대 △중저신용자 관리 강화를 토대로 건전성 강화를 꾀할 방침이다.
한편 케뱅은 이달 수요예측을 거쳐 오는 21, 22일 일반 공모 후 30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이번 상장으로 케뱅은 4100만주를 신주 발행하고, 기존 주주가 보유하던 물량 4100만주를 시장에 내놓을 방침이다. 총 8200만주를 공모하는 것으로, 희망 공모가는 9500~1만 2000원이다. 희망공모가 범위 상단 기준 공모금액은 9840억원이다.
케뱅 측은 공모 유입 자금과 함께 상장이 마무리되면, 과거 유상증자 자금 7250억원이 BIS비율 산정 때 자기자본으로 반영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상장 성공 시 1조원 이상의 자금 유입이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공모주 투자를 희망하는 투자자는 NH투자증권과 KB증권, 신한투자증권, 키움증권을 통해 청약할 수 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