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금융당국이 신한투자증권에 대한 현장검사에 나서면서 최근 상장지수펀드(ETF) 유동성공급자(LP) 업무 중 선물매매 과정에서 1300억원대 손실을 낸 사고의 전말이 밝혀질 것인지 주목된다. 신한투자증권의 경우 업계 최초로 책무구조도 수립에 나서는 등 내부통제에 모범적인 회사로 손꼽혔기 때문에 이번 사고 여파가 더 크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번 사고와 현장검사 결과에 따라 증권업계 전반의 내부통제 이슈가 전면으로 떠오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금융당국이 신한투자증권(사진)에 대한 현장검사에 나서면서 최근 상장지수펀드(ETF) 유동성공급자(LP) 업무 중 선물매매 과정에서 1300억원대 손실을 낸 사고의 전말이 밝혀질 것인지 주목된다./사진=김상문 기자
15일 금융당국과 증권업계 등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이 신한투자증권에 대한 현장검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최근 신한투자증권이 ETF LP 업무 중 선물매매를 하는 과정에서 1300억원대 손실을 낸 여파다. 지난 14일 금감원은 직원을 직접 파견해 현장 검사를 시작했다. 금감원 측은 "손실 규모 등이 흔치 않은 사례라 판단해 바로 현장 검사에 들어갔다"며 "금융사고와 관련해 필요한 내규, 내부통제 적정성, 손실 발생 원인 등을 살펴볼 예정"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이번 사태에 대해선 김병환 금융위원장 역시 직접 주시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간부 간담회에서 "금융권에서 각종 횡령, 부정대출 등 사고가 지속되고 있어 우려스러운 가운데, 최근 신한투자증권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다"면서 "금융감독원으로 하여금 이번 사고를 철저히 검사·조사토록 하고 결과에 따라 필요한 조처를 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사고가 확인된 것은 지난 11일경이었다. 신한투자증권 측은 장내선물 매매에 따른 1300억원 손실 사실을 공시하며 시장에 파문을 남겼다. 실제 매매가 이뤄진 것은 지난 8월 2일부터 이달 10일까지로, 8월5일 주가가 폭락한 소위 '블랙 먼데이' 사태가 손실을 키운 것으로 보인다. 1300억원이라는 손실 금액은 근래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큰 수준이며, 최근 7년간 발생한 증권사 금융사고 금액을 전부 합쳐야 간신히 비교가 가능할 정도다.
결국 이번 사고를 낸 신한투자증권 부서의 LP 업무는 중단된 상태다. 단, 이번 손실과 관련이 없는 부서의 ETF LP 업무는 정상적으로 수행 중이다. 다만 2500억원 규모의 2년물·3년물 회사채 발행을 위해 오는 16일 진행할 예정이었던 수요예측은 잠정 연기됐다.
이번 사태가 특별히 더욱 주목을 받는 것은 신한투자증권 모회사인 신한금융과 신한금융 등이 금융사 내부통제의 '모범사례'로 손꼽혀 왔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신한투자증권은 업계에서 가장 먼저 책무구조도 도입에 들어가며 화제가 됐었다.
책무구조도란 금융사 임원 개개인의 업무와 책임 범위를 명확히 정해두는 예방장치를 말하는데, 대형 증권사들은 내년 7월까지만 금융당국에 책무구조도를 제출하면 되지만 신한 측은 앞장 서서 선례를 만든 셈이다. 이에 앞선 지난 1월엔 준법경영부를 신설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신한투자증권은 이번에 발생한 대규모 금융사고를 발생 시점으로부터 2개월이 넘은 시점에야 인지한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 증권사 한 관계자는 "사안이 상당히 엄중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각 증권사들의 내부통제 이슈도 불가피하게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