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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우 일가, 공익법인 이용해 비자금 편법 상속 의혹…김영환 “조사 촉구”

2024-10-16 17:44 | 박준모 기자 | jmpark@mediapen.com
[미디어펜=박준모 기자]노태우 전 대통령 일가가 공익법인 동아시아문화센터를 이용해 거액의 비자금을 편법 상속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강민수 국세청장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국세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김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세청 공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노 전 대통령 일가의 편법 상속 수단으로 공익법인 동아시아문화센터가 이용됐으며, 비정상적 운영 실태를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동아시아문화센터는 노 전 대통령의 부인인 김옥숙 여사와 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출연해 설립된 공익법인이다. 노 전 대통령의 아들인 노재헌씨가 이사장을 맡고 있다.

김 의원은 노 전 대통령 일가가 1997년 2628억 원의 비자금 추징을 선고받은 후 경제적 여력이 없다는 이유로 추징금 납부를 미뤄왔으나, 같은 시기에 900억 원 가량의 비자금을 별도 관리한 정황이 최근 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재판에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또 실제 추징되지 않은 약 2000억 원의 비자금을 국내·외에 은닉한 정황이 있다고 주장했다.

국내에서는 김옥숙 여사가 차명계좌 등을 동원해 유배당 저축성보험(공제) 210억 원을 가입했고, 노재헌씨가 이사장으로 있는 동아시아문화센터에 2016년부터 2021년까지 147억 원을 출연하는 방식으로 비자금을 물려준 것으로 봤다.

또 해외에서는 조세피난처에 10개의 페이퍼컴퍼니 설립을 통해 비자금을 은닉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밝혔다.

김 의원에 따르면 김 여사가 동아시아문화센터에 95억 원을 기부한 2020년 결산서류 출연자 목록에 김 여사와 아들 노 이사장의 관계가 ‘해당 없음’으로 돼 있었다. 또 2023년 결산서류에 기부금 잔액이 0원으로 제출됐다가 지난 9월 20일에는 97억 원으로 수정되는 등 부실 관리 정황도 있다.

김 의원은 동아시아문화센터가 공익법인인데도 인건비를 제외한 순수 공익사업 지출 비용은 총자산 대비 0.3%인 8000만 원 가량에 불과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특히 총 자산 약 222억 원 중 약 91억7000만 원은 부동산 관련 투자 자산, 약 55억 원은 금융상품 투자 자산이었다. 이에 김 의원은 “대부분의 자산이 고가의 부동산과 주식 등으로 자산 증식 목적으로 투자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합리적 의심을 지우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르면 공익목적 사업 등 의무 이행을 제대로 하지 않은 공익법인은 상속세나 증여세를 부과할 수 있다”며 “국세청과 수사당국에 철저한 진상조사를 촉구하고, 온전히 국고로 환수될 때까지 끈질기게 살피겠다”고 언급했다.

한편,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세청이 2007년 김 여사의 저축성보험 차명계좌 가입 문제를 조사했을 당시 왜 덮었느냐”는 김 의원 질문에 강민수 국세청장은 “자금출처 조사를 나갔을 때 금융자료나 증빙 보관 기간이 있다. 그 기간을 넘어서면 손댈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답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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