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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농심’ 식품 대기업 “스타트업 플랫폼 활용하자”

2024-10-18 11:34 | 이미미 기자 | buzacat59@mediapen.com
[미디어펜=이미미 기자] 스타트업 최신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매출 창출 방안을 모색하는 식품기업들이 늘고 있다.

18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스타트업 중심으로 형성돼 온 식자재 온라인 유통 시장에 대기업들이 너도나도 뛰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프라인 거래를 고수해 왔던 식자재 유통 대기업들이 직접 온라인 유통망을 구축하는 대신 이미 활발하게 돌아가고 있는 스타트업 플랫폼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다.

CJ프레시웨이의 외식 식자재 유통 전문 자회사 프레시원 강남 센터 전경. 프레시원은 지난 2023년 식자재 오픈마켓 '식봄'에 본격 입점해 전국 직배송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사진=CJ프레시웨이 제공



CJ프레시웨이는 자사 온라인 플랫폼을 만드는 대신 2022년 6월 마켓보로가 운영하는 ‘식봄’에 입점했다. 

마켓보로는 식자재 생산부터 최종 소비자인 식당까지 이어지는 모든 유통 과정을 디지털로 전환한 플랫폼 운영 기업이다. 외식 사업자용 식자재 오픈마켓 ‘식봄’과 B2B용 식자재 유통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마켓봄’ 두 가지 서비스를 운영한다.

식봄 입점 이후, 해당 플랫폼 내에서 CJ프레시웨이 매출은 기대 이상으로 급성장했다. 지난 9월 식봄 내 CJ프레시웨이의 매출액은 1년 9개월 전인 2023년 1월과 비교해 무려 42배로 폭발적 성장세를 보였다. 

2022년 입점한 CJ프레시웨이의 성공 사례가 알려지면서 지난해 10월 대상주식회사, 올해 2월 동원홈푸드, 지난 6월 현대그린푸드가 잇따라 식봄에 둥지를 텄다.

대상주식회사의 경우 입점 후 석 달 동안 매출이 약 두 배씩 뛴 다음 올해 들어선 9월 매출이 1월 대비 2.4배로 증가하는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월 식봄에 입점한 동원홈푸드는 3월 매출 대비 9월 매출이 6배 이상으로 늘었고 6월 식봄에 입점한 현대그린푸드는 석 달 만에 매출이 4.4배로 치솟았다.

식봄을 통해 부정확한 수기 거래, 외상으로 인한 미수금 등 식자재 유통의 고질적인 문제를 정보통신(IT) 플랫폼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이 주효했다. 

식자재 유통 관련 스타트업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후속 투자를 이어나가는 기업도 있다.

하이트진로는 올해 농식품 식자재 유통 스타트업 ‘미스터아빠’ 후속 투자를 결정했다. 미스터아빠는 농식품 식자재 유통 전문기업으로, 중간 유통 과정없이 직접 농산물을 구매하고 판매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유통 밸류 체인 간소화로 판매자와 소비자 모두 수혜를 보는 선순환 구조로 이어진다. 하이트진로는 해당 사업의 확장 가능성 높이 평가해 세번째 후속 투자 기업으로 선정했다.

지난해 하이트진로는 나물 가공 및 유통 플랫폼 ‘나물투데이’를 운영하는 스타트업 ‘엔티’에 도 후속 투자했다. ‘나물투데이’는 제주도, 울릉도 등 전국 각지 농가와 계약을 맺고 계약재배를 통해 생산된 나물을 다양한 방식으로 가공한 후, 소비자 식탁까지 배송하는 나물 유통 서비스다.

같은 해 10월 농심도 스타트업 투자 회사인 ‘스톤브릿지벤처스’와 ‘IMM인베스트먼트’가 운용하는 스타트업 투자 펀드에 각각 50억 원씩 총 100억 원을 출자했다. 두 벤처펀드를 통해 배양육과 스마트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등 푸드 벨류체인을 혁신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 육성에 집중한다. 

농심이 스타트업 투자에 나서기 시작한 것은 2018년 ‘농심 테크업(Nongshim techUP+)’ 프로그램을 만들면서부터다. 지난 5년간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협업을 추진했으며, 그간 농심이 투자한 지분의 가치는 약 2배 성장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식자재 유통사 관계자는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상하 관계가 아니라 서로 잘 하는 것을 하는 상생 구조가 만들어진 셈”이라며 “대기업들의 참여는 식자재 온라인 시장을 활성화시켜 구매자인 외식 사업자들에게도 이익이 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미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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