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인혁 기자]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오는 21일 만남을 가진다. 한 대표는 대통령실에 ‘독대’를 요청했으나, 이들의 만남은 ‘면담’으로 정해졌다. 이는 대통령실이 한 대표와 팽팽한 기싸움을 예고한 것으로 면담이 실익 없는 형식상 만남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에 친한계가 김건희특검법에 이탈표로 재압박에 나설 가능성도 커졌다.
윤 대통령은 지난 18일 한 대표와의 만남을 확정했다. 만남에는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이 배석하는 삼자면담이 됐다. 한 대표는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정부와 여당을 대표하여 국정을 논의하는 자리이니, 배석 유무는 중요하지 않다”라며 면담을 수용했다.
정치권에서는 만남의 형식이 독대가 아닌 면담이라는 점에서 한 대표가 실익을 거두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대통령실이 독대를 피하는 것은 한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지 않기 위한 목적으로 읽히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에 입장하며 한동훈 당대표 후보와 인사하고 있다. 2024.7.23 (자료사진)/사진=연합뉴스
한 대표는 최근 여당 속 야당인 이른바 ‘레드팀’을 자처하고 있다. 이에 대통령실을 비롯해 친윤계는 한 대표가 윤 대통령을 흔들고 있다는 부정적인 인식이 강하다.
따라서 한 대표가 윤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김건희 여사 리스크 문제에 대한 해법을 찾기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 대표는 김 여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대통령실의 인적 쇄신, 김 여사의 공개 행보 자제, 의혹 해소 협조 등 이른바 3대 요구안을 제시했다.
10.16 재보궐선거에서 인천 강화군수와 부산 금정구청장을 모두 사수하며 텃밭을 지켜낸 청구서를 내민 것이다.
하지만 대통령실이 한 대표의 요구를 수용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대신 제2부속실 출범 카드를 꺼내 김 여사 리스크 무마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제2부속실은 여사의 공식적인 일정을 담당하는 부서다. 지난 9월 사실상 가동 준비가 마무리됐고, 출범에는 정무적인 판단만이 남은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친한계는 제2부속실 출범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최소한 특별감찰반이라도 함께 부활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별감찰반은 대통령 및 대통령비서실과 관련된 자들의 감찰을 외압을 받지 않고 수행하는 부서다. 김 여사 리스크를 차단할 실질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아울러 민주당이 재발의한 김건희특검법에 ‘이탈표’를 통해 대통령실 압박에 나설 가능성도 언급된다.
김종혁 최고위원은 지난 19일 JTBC와의 뉴스인터뷰에서 “(면담에서)대통령 부인 문제가 의제로 오른다는 것 자체가 상당히 부끄럽고 가슴 아픈 대목이다. 이번 면담이 빈손으로 끝나게 되면 (특검법이)통과될까 걱정이다”라고 압박했다.
다만 친한계에서는 이탈표에 대한 ‘신중론’도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이탈표가 대통령실을 압박하는데 효과적인 수단이지만, 특검법이 가결될 경우 역풍이 부담으로 작용되는 탓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대통령실이 제2부속실 설치만으로 여사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반전시키기에는 때가 늦은 것 같다. 국민들은 여사가 공식 석상에 나오는 것 자체를 싫어하기 때문이다”라며 “하지만 지금 민주당이 발의한 특검법은 수사에 대한 범위가 넓고, 악 조항이 많아 국민의힘도 부담이다. 현재로서는 면담의 성과가 부실하더라도 부결될 가능성이 더 높을 것으로 생각된다”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