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를 시도하는 영풍·MBK파트너스 연합과 이를 저지하려는 최윤범 회장 등 고려아연 현 경영진 간의 분쟁이 다시 한번 분수령을 맞았다.
고려아연과 영풍의 경영권 분쟁이 또 한번 분수령을 맞았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왼쪽)과 장형진 영풍 고문./사진=고려아연, 연합뉴스 제공
21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수석부장판사 김상훈)는 영풍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등을 상대로 낸 공개매수 절차 중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앞서 지난 2일에도 영풍이 제기한 자사주 취득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한 바 있다.
영풍 측은 최윤범 회장 측이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를 위해 3조2000억원을 차입하면 회사에 1조36000억원 이상의 손해가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고려아연에 손해를 입히는 것으로 업무상 배임에 해당한다는 논리다.
반면 고려아연 측은 자사주 공개매수는 최윤범 회장 측 경영권과는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자사주는 공개매수 후 소각하기 때문에 지분 구조에 변화가 없다는 주장이다. 또 고려아연 측은 자사주 공개매수에 자기 자본 대신 차입금을 활용해 재무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고려아연은 “자사주 공개매수 이후 고려아연 부채비율은 82.7%이고 1조5000억원 이상의 여유 현금을 보유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2030년까지 차입금을 전부 상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법원의 결정이 나오기 전까지만해도 고려아연의 주가는 장초반 약세를 보여 왔다.
하지만 법원의 발표 직후 주가가 급등하기 시작, 오전 10시50분 기준 고려아연은 전 거래일 대비 5만5000원(6.19%) 오른 87만5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한때는 88만9000원까지 오르며 최 회장 측의 공개매수가인 89만원에 근접하기도 했다.
만일 이날 법원이 가처분을 기각하지 않았을 경우 고려아연 측의 공개매수는 불가능해지기에 양사뿐 아니라 투자자들은 법원의 결정을 주목해 왔다.
고려아연은 법원의 결정에 환영의 뜻을 밝히며 “영풍, MBK파트너스의 시장 교란 의도가 입증됐다며 의결권을 최대한 확보해 적대적 인수합병(M&A)을 막아낼 것”이라며 “그간 지속적으로 강조해 온 것처럼 법원의 결정에 따라 합법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자기주식취득 공개매수를 완료하고, 이후에도 의결권 강화를 통해 MBK, 영풍 연합의 국가기간산업 훼손을 막아내겠다”고 밝혔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