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승규 기자] 카카오가 신규 AI(인공지능) 서비스 ‘카나나’를 공개했다. 카나나는 기존 예상대로 대화형 AI 서비스였으며, 연내 테스트버전이 출시될 계획이다. 코-GPT 2.0 공개가 무기한 연장되는 등 그간 AI 사업에서 부진한 행보를 보인 카카오가 카나나를 통해 돌파구를 찾아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가 이프 카카오2024 연사에서 발연하고 있다./사진=유튜브 캡처
22일 카카오는 용인 AI캠퍼스에서 'if kakao AI(이프카카오 AI) 2024'를 개최했다. 올해로 6회째인 이프카카오는 그룹의 기술 비전과 성취를 공개하는 개발자 컨퍼런스다. 카카오는 오는 24일까지 ‘모든 연결을 새롭게'라는 슬로건 아래 총 94개 세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정신아 대표는 이 날 첫 번째 연사로 나서서 카카오의 AI 비전을 소개했다. 정 대표는 △통합 AI 브랜드인 ‘카나나(Kanana)’에 대한 소개와 지향점 △생성형 AI 모델 라인업과 특징 △카카오그룹의 AI 기술 활용 현황 및 향후 계획 △안전한 AI 기술 활용을 위한 ‘Kakao AI Safety Initiative(이하Kakao ASI)’ 등을 발표했다.
정 대표는 카나나의 차별점으로 '관계의 연결'을 꼽았다. 카나나는 '가장 나다운 AI'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사명인 카카오(Kakao)와 더불어, '나에게 배워 나처럼 생각하고 행동한다'는 의미의 네이티브, '배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사용 가능한 기술'이라는 의미의 내츄럴(Natural) 등의 단어를 조합했다. 카카오는 카나나를 통해 생성형 AI 시대에 카카오가 개인의 맥락과 감정까지 고려한 초개인화 AI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목표다.
정 대표는 카카오가 연구 개발 중인 언어모델, 멀티모달 언어모델, 비주얼 생성형 모델 등 주요 생성형 AI모델들도 소개했다. 언어모델의 경우 용량에 따라 △카나나 플래그 △카나나 에센스 △카나나 나노로 분류되며, 글로벌 수준의 성능을 갖춘 에센스와 나노를 중심으로 카카오의 주요 서비스에 적용할 계획이다.
이에 더해 정 대표는 카카오톡의 AI 기반 안티 어뷰징 시스템 '페이크 시그널'을 비롯해, 선물 추천이나 맞춤형 광고 등에 AI를 적극 활용한 사례도 공유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자율주행 택시 계획에 대해서도 발표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날을 기준으로 서울 강남권과 경기도 판교 등 다양한 도시서 도로 교통 환경에 맞춰 자율주행 택시를 테스트 운행하고 있다. 현재 11대의 자율주행 택시를 운영하고 있다.
정 대표는 카카오페이의 개인화된 금융상품도 소개했다. 카카오페이는 금융 전문가 AI들을 조합하는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보험, 부동산, 투자, 세무 등에 대한 다양한 금융 전문가 AI를 생성하고 사용자가 요청하면 요청에 맞는 금융 전문가 AI가 답변을 하는 방식이다.
카카오엔터테이먼트는 카카오의 AI 기술과 콘텐츠 IP(지식재산권)을 결합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아이브 '장원영'의 목소리를 학습시킨 AI 기술을 그 예시로 들었다.
정 대표는 연사에서 AI에 "이프 카카오에 와주셔서 기분 좋다는 것을 밝은 톤으로 한번 생성해줘"라고 요구했다. AI는 장원영의 목소리로 "이프 카카오에 이렇게 많은 분들이 와주시다니 완전 럭키비키잖아 어떤 거잖아"라고 대답했다.
정 대표는 AI 리스크 관리 체계인 'Kakao ASI'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Kakao ASI는 안전하고 윤리적인 AI 기술 개발 및 운영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종합 지침이다. 기술의 설계부터 개발, 테스트, 배포, 모니터링, 업데이트 등 AI 시스템의 전 생애주기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에 선제적 대응이 가능하다. AI시대에도 사용자의 일상을 안전하게 지키려는 카카오의 노력이다.
정 대표는 "일상의 안부를 물어주며 기술이 어려운 사람들이 소외되지 않는 서비스를, 청소년과 어린이들이 위험한 콘텐츠와 사람들에게 노출되지 않는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AI를 통해 카카오가 여는 미래를 지켜봐 주시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정 대표의 연사가 끝난 후 이상호 카나나엑스 성과리더가 두 번째 연사로 나서 'AI메이트 와의 새로운 연결'을 주제로 카카오의 신규 AI 서비스 '카나나'를 소개했다. 카나나는 카카오톡과 별개의 앱으로 출시하며, 연내 사내 테스트 버전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 성과리더는 "카카오는 연결 관계와 커뮤니케이션으로수없이 혁신적인 서비스를 선보여왔다"라며 "이런 카카오의 철학을 계승해 AI 기술을 통해 사용자의 편의를 높이는 서비스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카나나 개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카나나는 일반적 AI 에이전트의 효용을 넘어 ‘AI 메이트'로서의 가치를 지향한다. 이어지는 대화의 맥락 안에서 주요 정보를 기억해 이용자에게 최적화된 답변을 제시한다. 기억과 경험을 공유하는 만큼, 함께 하는 시간에 비례해 더욱 성장하고 발전한다. 특히 기존 AI 서비스들이 이용자와의 일대일 대화를 통해 필요한 기능을 제공하는 방식이라면, 카나나는 그룹대화에서도 그 맥락을 이해해 적절한 답변을 제시함으로써 관계의 형성과 강화를 돕는다.
카나나 서비스 속 AI 메이트는 개인메이트 '나나(nana)'와 그룹메이트 '카나(kana)'로 구현된다. 나나는 이용자와의 일대일 대화뿐 아니라, 이용자가 참여한 그룹대화에서의 대화도 기억하여 최적화된 개인화 경험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그룹대화에서 나눈 컨퍼런스 참석 일정과 준비물 등을 기억해 이를 잊지 않도록 메시지로 알려 준다. 다양한 포맷의 문서를 이해하는 만큼 그에 대한 요약과 토의도 가능하다. 텍스트 뿐 아니라 음성모드로도 나나와 대화할 수 있다.
카나는 그룹대화에서의 대화를 기반으로 동작한다. 나나와 달리 카나는 상주하는 그룹대화 안에서의 대화 내용만 기억하여 이용자들을 돕는다. 예를 들면, 스터디 그룹대화에서 함께 읽은 논문 관련 퀴즈를 내주고 채점 및 부연 설명을 해주거나, 연인 간의 대화방에서 귓속말 기능을 통해 데이트 일정이나 장소를 제안해 주는 방식이다. 귓속말 기능은 뒤늦게 그룹대화에 참여한 사용자에게 지난 대화를 요약해 주고, 대화 중 오가는 정보에 대해 비공개 체크하는 등의 용도로도 유용하다. 모두에게 같은 결과를 제시하는 것이 아닌, 이용자의 맥락에 맞는 제안을 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 성과리더는 카나나의 차별화된 특징으로 '개인화'를 꼽았다. 그는 "1대1 대화와 그룹 대화의 모든 맥락을 파악하고 그 안에서 중요한 정보를 기억해낸 후 이를 기반으로 최적화된 응답을 주거나 대화를 할 수 있다"라고 부연 설명했다.
카나나 앱에서 이용되는 모든 메시지는 암호화한 후 보안존에 보관된다. 암호화한 키는 사용자의 휴대폰에 저장돼 있기 때문에 사용자만이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사용자들은 휴대폰을 바꿀 때 대화를 백업하고 복원하는 작업이 불필요하다.
이 성과리더는 "카나나를 통해 AI 메이트와 함께하는 새로운 미래, 새로운 일상을 만들어가고자 한다"라며 "사람과 AI 메이트가 만나 얘기를 하고 AI 메이트들끼리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오는 23일에는 정규돈 최고기술책임자(CTO)와0 김병학 카나나알파 성과리더가 기조 세션을 진행한다. 타이 맥커처(Ty McKercher) 엔비디아 수석부사장(Worldwide Developer Relations Vice President)도 특별 연사로 참여해 카나나를 중심으로 한 카카오와의 파트너십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미디어펜=이승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