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준 기자]DL이앤씨가 '주택통(通)' 박상신 대표 취임을 기점으로 재개발·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 수주 실적을 차곡차곡 쌓고 있다.
상반기만 해도 도정 수주에 지나치게 소극적인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지만 지난 8월 박 대표 취임 이후 그 우려를 불식시켰다는 평가다. DL이앤씨는 올 연말 한남5구역 공사를 따내 대미를 장식한다는 전략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DL이앤씨는 올해 10월 현재 1조1809억 원의 도정 사업을 수주했다. 만약 한남5구역 재개발사업이 수의계약으로 결론난다면 지난해 도정 계약액인 2조3274억 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DL이앤씨는 지난 8월부터 10월까지 3건의 도정 수주에 성공했다. △잠실우성4차 재건축(8월·3580억 원) △도곡개포한신 재건축정비사업(9월·4385억 원) △자양7구역 재건축사업(10월·3607억 원) 등이다. 상반기에는 도정 수주가 아예 없었다.
일각에서는 DL이앤씨가 상반기 도시정비에 나서지 않자 업황 불황에 따른 기조 변화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었다. DL이앤씨는 이러한 목소리에 선별수주 강화 전략이라고 설명해왔다.
기류가 바뀐 것은 박 대표 취임 이후다. 박 대표가 지난 8월 DL이앤씨 대표로 취임한 이후 굵직한 도정 수주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1985년 DL건설의 전신 삼호에 입사한 뒤 주택사업에서만 30년 이상 몸담은 주택통이다. 2017년 대림산업(현 DL이앤씨) 주택사업본부장을 지내면서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 론칭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이후 2018년 3월부터 대림산업 대표를 맡았다.
대림산업 대표 시절인 2019년에는 사상 최대인 1조 원의 영업이익을 거두고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 3위에 오르는 사세확장을 주도했다. 앞서 삼호에서도 경영혁신본부를 맡아 워크아웃 조기졸업과 경영 정상화를 앞당겨 위기관리 능력을 검증하기도 했다.
업계에서 박 대표는 현장형 리더로 통한다. 특히 재개발·재건축 등 도시정비 사업 수주 노하우와 실무 경험이 풍부해 세세한 부분까지 직접 챙기는 스타일로 알려졌다.
시선은 한남5구역으로 쏠리고 있다. 만약 DL이앤씨가 한남5구역 수주에 성공하면 지난해 도정 수주액을 넘게 된다. 또한 올해 건설사 도정 수주액 순위에서도 지난해 순위인 3위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한남5구역은 올해 도정 분야 최대어 중 하나로, 공사비 1조7000억 원 규모의 대형 재개발 사업이다. 서울 용산구 동빙고동 일원에 지하 6층~지상 23층, 51개 동, 공동주택와 오피스텔 1개 동 등을 짓는 사업이다.
DL이앤씨가 오랫동안 공들여온 곳으로, 경쟁입찰 구도가 형성되지 않아 2차 유찰까지 진행된 바 있다. 아직 조합 측에서 구체적은 결론이 나지 않았지만 경쟁사들의 입찰 움직임이 없을 경우 연말이 가기 전 수의계약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상반기에 도정 사업에 집중한 건설사가 있고, 전통적인 슬로 스타터도 있다"며 "아직 연말까지 시간이 있고 대형 수주전이 남아 있어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성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