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미미 기자] 롯데백화점이 중장기 성장 동력으로 백화점이나 아웃렛이 아닌 ‘미래형 쇼핑몰’을 낙점하고 무려 7조 원을 공격 투자하기로 했다. 코로나19 이후 국내서 성장세인 대형 복합몰에 백화점만이 할 수 있는 프리미엄 접객 노하우를 접목해 소비자 체류시간을 늘린다는 복안이다.
타임빌라스 수원점 외관 전경/사진=롯데백화점 제공
23일 롯데백화점은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030년까지 국내와 해외 쇼핑몰 사업에 약 7조 원을 공격적으로 투자한다”며 “백화점과 아울렛으로 양분해 성장하던 국내 유통과 베트남 등 동남아 시장의 판도를 뒤바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미래형 쇼핑몰을 택했다”고 밝혔다.
이날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가 직접 발표에 나섰다. 2023년 기준 한국 유통시장은 여전히 백화점이 절대적 우위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을 포함한 최근 5년과 향후 5년 간 한국과 일본의 유통시장 전망을 분석해보면 ‘쇼핑몰’ 성장세가 두드러질 것이란 관측이다.
롯데백화점은 오는 2030년까지 국내 백화점은 매년 2% 성장에 그치는 반면, 쇼핑몰은 17%의 높은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정준호 대표는 “과거 소비자들은 쇼핑할 때 직원들의 대면 응대를 선호했다면, MZ세대는 도움을 받기보다 스스로 선택하는 것을 선호한다”며 유연한 변화와 시도가 가능한 모델이 쇼핑몰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0월23일 기자 간담회에서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가 롯데백화점 쇼핑몰 사업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사진=롯데백화점 제공
롯데백화점은 쇼핑몰에 대한 가능성을 기회로 삼아 사업 전략을 재수립했다. 약 10년 전부터 백화점, 아울렛 사업을 위해 확보해온 송도, 대구 수성 등 9개의 대규모 부지를 쇼핑몰 사업 부지로 전환했다. 롯데그룹이 보유한 계열사 콘텐츠(호텔·건설·물산·월드·유니클로 등) 와 연계도 면밀히 검토하며 쇼핑몰 사업의 초석을 다졌다.
특히 24일 정식 개장하는 ‘타임빌라스 수원’은 롯데가 본격화할 미래형 쇼핑몰 사업의 첫 결과물이다. 기존 면적의 약 70%를 바꾸는 롯데백화점 역사상 최대 규모의 재개장 프로젝트 중 하나다.
롯데 쇼핑몰의 새 브랜드 ‘타임빌라스(TIMEVILLAS)’는 시간을 의미하는 ‘Time’에 별장을 뜻하는 ‘Villas’를 더해 ‘새로운 시간이 열리는 공간’이라는 철학을 담았다. 영국 디자인 회사 ‘SPIN’과 협업해 타임빌라스의 지향점을 담은 로고(BI)도 개발했다.
지난해 11월 영 테넌트 새단장을 시작으로 올해 5월 타임빌라스 수원 전환을 공식화 하면서 해당 지점 신규고객 매출은 전년 대비 40% 이상 늘었다. 수원 외 지역인 광역형 고객의 매출도 20% 이상 확대됐다. 우수 고객인 에비뉴엘 고객 1인당 매출도 최대 90% 가까이 늘었다.
롯데백화점은 타임빌라스 1호점의 성공을 발판으로 타임빌라스를 전국 전역으로 확대한다. 2030년까지 송도, 수성, 상암, 전주에 4개의 신규 쇼핑몰을 세운다. 군산, 수완, 동부산, 김해 등 기존 7개점은 증축 및 리뉴얼해 쇼핑몰로 전환한다.
해외에서는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의 성공 모델을 바탕으로 신규 출점 및 위수탁 운영 등 다각도로 쇼핑몰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지난 7월 개최한 ‘2024 하반기 롯데 VCM(Value Creation Meeting, 옛 사장단회의)’에서 ▲기존사업의 본원적 경쟁력 강화 ▲글로벌 사업에서의 안정적 수익 창출을 경영방침으로 내세운 바 있다.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를 방문한 현지 소비자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사진=롯데백화점 제공
실제로 국내에서는 ‘롯데월드몰’, 해외에서는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가 롯데 쇼핑몰 사업의 가늠자가 됐다. 2014년 오픈한 월드몰은 롯데백화점이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운영을 시작한 이후 해마다 25%씩 고성장을 거듭해 연간 5500만 명이 방문하는 MZ 세대 쇼핑 성지가 됐다.
베트남의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는 개점 약 4개월 만에 초단기 매출 1000억 원을 돌파했다. 올 연말 3000억 원 달성이 점쳐지며 개점 1년 만에 베트남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했다.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는 “패션, F&B, 엔터테인먼트, 컬처, 트래블&비즈니스 등 고객이 바라는 모든 경험이 연결된 쇼핑몰의 미래가 바로 타임빌라스”라며, “타임빌라스가 모든 유통업체가 동경할 미래형 리테일의 표준이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미디어펜=이미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