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북한이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에 많게는 1만2000여명을 파병했다는 주장이 나오는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략미사일 기지를 방문했다. 그동안 김정은이 전략미사일 기지를 언급한 적은 있지만 사진으로 공개한 것은 처음으로, 출입구가 숲 오솔길로 은폐돼있으며, 지역은 밝혀지지 않았다.
북한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등 매체들은 23일 김정은이 전략미사일 기지들을 시찰했다면서 발사 관련 시설 요소별 기능과 능력 등 나라의 안전과 직결된 전략적 억제력의 가동 준비 태세를 점검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은 “미국의 전략적 핵수단들의 위협이 날로 가중되고 있다. 우리의 전쟁억제력을 보다 확실히 제고하고 핵무력의 철저한 대응태세를 절박하게 요구하고 있다”면서 “전략미사일 기지들을 더욱 현대화 요새화하고, 모든 기지들이 각이한 정황 속에서도 임의의 시각에 신속히 적수들에게 전략적 반타격을 가할 수 있게 철저한 대응태세를 유지하는데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전문가들은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이 조기에 드러난 상황에서 김정은이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위협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미국 대선에 맞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략미사일기지를 시찰하고 발사 관련 시설 요소별 기능과 능력, 전략 미사일 전투직일 근무(당직 근무) 상태 등 나라의 안전과 직결된 전략적 억제력의 가동 준비 태세를 점검했다고 노동신문이 23일 보도했다. 2024.10.23./사진=뉴스1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전략미사일 기지를 언급한 적은 있으나 실제 장소를 일부라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전략미사일 기지는 북한이 지금까지 전략무력으로 호칭해왔던 무기들이 모여 있는 터널화된 기지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정은의 이번 시찰은 앞서 22일 김여정이 핵보유국으로서 보복 위협을 강조한 담화를 발표한 연속선상에서 볼 수 있고, 러시아에 군 파병에 따른 국제사회의 압박을 우려하면서 대미 보복능력을 강조하고, 파병으로 인한 전력 공백에 대한 예상도 불식시키려는 예비적 대응”이라고 분석했다.
홍 선임연구위원은 특히 “북한은 북러 간 군사동맹에 대해 핵보유국들 사이의 동맹이라고 강조하면서 유사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술핵 사용 가능성이 있듯이 북한도 미국과 한국이 위협하면 한반도를 비롯해 미국 본토에까지 보복능력을 갖고 있다는 점을 환기시키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략미사일기지를 시찰하고 발사 관련 시설 요소별 기능과 능력, 전략 미사일 전투직일 근무(당직 근무) 상태 등 나라의 안전과 직결된 전략적 억제력의 가동 준비 태세를 점검했다고 노동신문이 23일 보도했다. 2024.10.23./사진=뉴스1
결론적으로 그는 “북한의 러시아 파병 징후가 조기 노출되고 기정사실화되는 것에 대해 북한이 크게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특히 참전이 가시화될 때 북한에 대한 미국과 한국 등의 군사적 위협을 민감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이번에 공개된 북한 전략미사일 기지가 자강도에 위치하고 있을 가능성을 언급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양 교수는 “김정은이 21일 수해복구 현지지도를 한 것으로 보도된 것을 볼 때 전략미사일 기지가 군사기지가 밀집한 자강도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또 양 교수는 “북한이 연말연초 당전원회의를 앞두고 핵무력 달성 치적 과시는 물론, 미국 대선을 앞두고 핵보유국으로서 존재 과시,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시 핵군축회담에서 협상력 제고, 한국에 대한 핵무력 과시, 파병설의 이슈 체인지 등이 필요해 ICBM 발사 등 고강도 무력시위를 예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