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준 기자]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이 결국 올해 국정감사에도 출석하지 않는다. 건설 현장 사고와 부실공사 등에 대해 책임을 묻겠다던 국회 교통위원회가 돌연 증인 채택을 철회한 것이다.
불과 사흘 전에도 서희건설 공사 현장에서 근로자가 추락하는 안전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이봉관 회장은 10년 전에도 부실공사·임금체불 문제가 불거지며 국감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철회된 바 있다.
24일 서희건설 등에 따르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이날 예정된 국토교통부 종합감사 증인으로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 등을 채택했다가 출석 요구를 철회했다. 이와 관련해 서희건설 관계자는 "일단 출석은 철회됐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건설 현장 사고 및 아파트 부실공사와 관련해 국감 증인으로 채택됐다.
이와 관련해 서희건설은 지난 21일 경기 평택 현덕면 일대 평택화양 서희스타힐스 센트럴파크 신축 현장에서 일하던 50대 근로자 A씨가 5m 높이에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A씨는 머리를 크게 다쳤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후송돼 치료 중이다. 서희건설 관계자에 따르면 A씨는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지하 1층 천장을 콘크리트로 타설하기 위한 길이 2m, 폭 50cm 크기 가설재를 2인 1조로 지상에서 설치하는 과정에서 실족해 사고를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회 교통위는 불과 국감 3일 전 서희건설 공사 현장에서 중대 안전 사고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회장 출석을 없던 일로 한 것이다.
서희건설은 이번 사고 외에도 지난 7월 신축 아파트 지하주차장 침수 사태를 겪은 바 있다.
당시 경기 화성시 일대 위치한 '화성시청역 서희스타힐스 4차'는 장맛비에 지하주차장이 침수됐다. 화성시청역 서희스타힐스 4차는 지난해 11월 입주해 만 1년도 채 되지 않은 새 아파트다. 전체 20개 동, 1864가구 규모 대단지 아파트에서 벌어진 침수 사태에 서희건설 부실공사 의혹도 확산됐다.
해당 침수 사태와 관련해 입주자 B씨는 온라인커뮤니티 등을 통해 "(아파트를) 어떻게 지었길래 이정도 수준인지 모르겠다"며 "요새 신축 아파트는 부실 공사가 많다는 것을 몸소 체감 중"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지난 1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화성시청역 서희스타힐스 4차 지하주차장 사진./사진=에펨코리아
서희건설은 부실공사·임금체불 등 각종 문제로 국정감사에서 거론되는 당골 건설사다. 지난 2011·2012년 국감에서도 임금체불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나왔고, 2014년 국감에서는 부실공사·임금체불 때문에 올해처럼 증인 채택된 바 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2014년 국감에도 이 회장은 증인 철회되며 출석하지 않았다. 이번 철회와 마찬가지로 정확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한 업계 관계자 전언에 따르면 이 회장이 과거 수 년간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한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각에서는 주요 그룹 오너가 국감 증인으로 채택될 경우 기업 내에서 대형 로펌을 통해 증인 빼내기 작업을 한다. 실제로 법조계에는 대형 로펌들을 중심으로 국회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조직을 별도 가동하고 있다"면서 "만약 그룹 오너를 증인이나 참고인 명단에서 제외하는 것을 성공할 경우 수천만 원에 이르는 성공 보수를 수령하는 것이 관례"라고 말했다.
한편 미디어펜은 서희건설 측에 공사 현장 추락 사고 이후 조치 및 안전관리 실태·지하주차장 침수 보수와 입주민 보상 등에 대한 입장을 물었지만 답변을 듣지 못했다.
[미디어펜=조성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