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다빈 기자]쿠팡이츠가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에 중개 수수료를 기존의 절반 수준으로 낮추는 안을 제안했다. 입점업체들은 해당 상생안은 음식점주들이 부담하는 배달비가 커질 수 있는 조건이라 전반적인 부담이 줄지 않는다며 수용하지 않았다. 이달 남은 기간 상생협의체 양측이 이견을 좁힐 수 있을지 우려가 나온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개최된 8차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 회의에서 쿠팡이츠가 상생안을 제안했다. 쿠팡이츠가 제시한 상생안은 중개 수수료를 현재의 9.8%에서 5%로 내리는 대신 식당 업주가 배달료를 부담하는 방식을 바꾸도록 한 것이 요점이다.
쿠팡이츠의 이와 같은 제안은 결국에는 받아들여지지 못했다. 회의에 참여한 입점업체 단체들이 '수수료가 낮아지더라도 배달료가 현재(서울 기준 2900원)보다 늘어나면 전체적인 부담이 줄어들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며 반발했기 때문이다. 음식점주의 상황에 따라 부담이 오히려 기존보다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쿠팡이츠는 이번 회의에서 '최혜대우 요구' 중단에 대해서는 입장을 명확히 밝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최혜대우 요구는 배달앱이 입점업체의 판매 가격을 다른 배달앱과 동일하거나 낮게 책정하도록 조항을 거는 것으로 공정위는 최혜대우 요구가 수수료 상승을 초래하는 핵심 원인으로 보고 있다.
쿠팡이츠는 8차 회의 상생안에 대해 "수수료 인하안과 함께 제시한 ‘배달기사 지급비’는 입점단체, 배달라이더 단체가 협의한 금액을 적용하겠다는 방안"이라며 "배달기사 지급비는 쿠팡이츠가 단 1원도 가져가지 않고 배달기사에 전액 지급되는 비용"이라며 일각에서 주장하는 배달비 인상 요구 등은 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8차 회의에서 배달의민족은 이전 회의 때보다 진전된 구체적인 상생안을 내지는 않았다고 확인됐다. 단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의 함윤식 부사장이 지난 21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해 차등 수수료 적용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어 앞서 제안한 상생안의 내용이 수정 될지에도 시선이 주목되고 있다.
배달의민족은 앞서 중개 수수료율을 매출 상위 1∼59%의 점주에는 9.8%, 60∼79%의 점주에는 6.8%, 나머지 점주에는 2%를 각각 차등 적용하는 상생안을 내놓고 이를 3년간 유지하겠다는 조건을 붙였다. 이 역시 입점업체 단체들이 수용하지 않았다.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차등 수수료 적용 대상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에 함윤식 부사장은 "시장이 공정해지면 차등 수수료 적용 대상을 늘리겠다"고 말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초기 상생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던 배달앱들이 재차 진행된 회의의 요구와 정부의 압박 등으로 하나둘씩 상생안을 들고 오기 시작했다"며 "애초에 입점업체 단체의 요구를 전반적으로 수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던 점을 감안했을때 여러 상생안이 제시되는 점은 합의 도출에 고무적이지만 여전히 양측 간극이 크고 지체된 기간이 길어 원만한 합의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상생협의체는 목표했던 기간인 10월 말이 다가오지만 아직 합의점에 도달하지 못해 추가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배달앱과 입점업체가 합의에 성공하면 해당 내용을 상생방안으로 발표할 계획이지만 지금과 같이 이견 대립이 계속되면 공익위원들이 중재안을 제시하게 된다.
[미디어펜=이다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