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승규 기자] 국내·외 게임 업계에서 저작권과 관련된 이슈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는 가운데, 넥슨과 아이언메이스의 재판 결과 여부에 이목이 쏠린다. 재판부가 1심의 최종 결론일을 미루며 재판 향방을 점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업계는 이번 재판 결과를 통해 게임사의 저작권이 보호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다크앤다커 대표 이미지./사진=스팀 홈페이지 캡처
24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따르면 넥슨 아이언메이스간 변론은 오는 12월 17일 변론기일이 다시 열릴 예정이다. 재판부가 최종 결론을 내기 위해 시간이 더 필요하다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12월 17일에도 결론이 나지 않을 시 재판이 더 길어질 수 있을 거라는 예상도 나온다.
이철우 변호사는 “원고와 피고 측에서 추가 공판을 신청하지 않은 점을 미뤄보았을 때 재판부에서 판단할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으로 해석된다”라고 해석했다.
양측은 아이언메이스가 개발한 ‘다크앤다커’ 게임의 표절 여부를 두고 팽팽하게 대립 중이다. 지난 달 마지막으로 진행됐던 변론기일에서는 게임의 유사성, 저작권 인정 여부, 넥슨 테스트 버전 내 탈출 시스템의 유무 등에 관해 논의했다.
최근 게임업계는 저작권과 관련해 넥슨·아이언메이스 외에도 다양한 게임사들이 대립 중이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IP(지식재산권) 관련 소송이 대표적인 예시로 꼽힌다. 엔씨는 웹젠의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R2M이 리니지M의 구성 요소를 표절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1심에서 리니지M의 구성요소가 저작권법으로 보호받을 대상은 아니라면서도 개발에 들어간 노력을 감안했을 때,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엔씨의 손을 들어줬다.
엔씨는 엑스엘게임즈의 ‘아키에이지 워’와 관련된 소송도 하고 있다. 아키에이지워는 엑스엘게임즈가 개발하고 카카오게임즈가 서비스하고 있는 MMORPG다. 엔씨는 아키에이지 워가 리니지2M의 콘텐츠와 시스템을 다수 모방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소송을 걸었다.
일본의 대형 게임사 닌텐도도 포켓페어와 저작권과 관련해 대립 중이다. 포켓페어의 팰월드는 '팰'을 잡는 오픈 월드 게임인데, 팰이 포켓몬스터 속 '포켓몬'과 유사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번 소송이 국내 게임 업계에서 가장 주목 받는 이슈 중 하나인 만큼 재판 결과가 게임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방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판 결과에 따라 저작권과 관련된 가이드라인이 마련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업계는 저작권 침해 사례가 빈번한 만큼 이런 사태를 방지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업계 관계자는 "콘텐츠가 온전한 창작물로서 보호가 돼야 게임 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만큼 저작권을 보호할 수 있는 선례가 제시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철우 변호사는 재판부가 1심에서 넥슨의 손을 들어줄 확률이 높다고 예상했다. 엔씨와 웹젠의 1심 사례처럼 아이디어를 저작권으로 보기는 어렵지만, 부정경쟁방지법의 위반 사유로는 충분하다는 것이 그 이유다.
이철우 변호사는 "재판부가 넥슨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면서도 넥슨의 권리 침해 가능성이 높다고 시사한 점을 고려하면 아이언메이스의 행위에 대해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으로 판단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라고 말했다.
게임업계 내 한 관계자는 "게임산업에서 개발자들이 차지하는 중요성이 매우 큰 데 이번 판례에 따라 개발이 위축될 수도 있다"라며 "질 높은 콘텐츠 개발 필요성과 또 이를 통해 사업을 지속해야하는 기업 입장을 고려하면 기술 보호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이승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