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홈 경제 정치 연예 스포츠

‘롯데-신세계’ 새판….정준호 ‘트리플 크라운’?

2024-10-26 13:40 | 이미미 차장 | buzacat59@mediapen.com
[미디어펜=이미미 기자]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가 새 쇼핑몰 브랜드 ‘타임빌라스’를 내세우면서, 경쟁사이자 자신이 몸담았던 신세계그룹의 ‘스타필드’를 직접 언급해 화제가 됐다. 

신세계에서 롯데로 적을 옮긴 정준호 대표가 ‘점포 고급화’, ‘베트남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성공에 이어 ‘타임빌라스’까지 트리플크라운 달성에 성공할지 업계의 관심이 더욱 집중된다.   

지난 10월23일 기자 간담회에서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가 롯데백화점 쇼핑몰 사업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사진=롯데백화점 제공



26일 업계에 따르면, 정 대표는 지난 23일 ‘타임빌라스 수원 오픈 및 쇼핑몰 중장기 전략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신세계 경기 남부권 쇼핑 사업 관련 도발을 한 데 대해 신세계 측에 사과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간담회 당시 정 대표는 신세계 화성 국제테마파크 사업에 대해 대규모 프로젝트 자금조달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스타필드 수원보다 타임빌라스 수원의 객단가가 높다고 언급했다. “롯데의 리뉴얼에서 폐점한 240개 브랜드 상당수가 스타필드로 갔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김민규 신세계그룹 경영전략실 경영지원총괄 부사장이 직접 “롯데백화점이 이런 대규모 합작 개발 경험이 없어서 그런 말이 나온 것 같다”며 “(롯데가) 신세계 재무 상황 걱정할 때는 아니다”라고 응수했다.  

연말 인사철을 앞둔 시점에서, 유통업계 라이벌 기업의 임원끼리 신경전을 벌인 것은 이례적이다. 롯데 입장에서는 백화점과 쇼핑몰 선두 탈환에 사활을 걸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일종의 노이즈 마케팅으로도 보인다.  

과거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도 2021년 SSG랜더스 야구단 인수 이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동빈이형’이라 부르며 도발한 전적이 있다. 정용진 회장은 음성기반 SNS 클럽하우스에서 “롯데는 갖고 있는 가치를 본업에 연결하지 못하는 것 같다”며 “걔네(롯데)는 울며  겨자 먹기로 우리를 쫓아와야 할 것. 우리가 하면 롯데가 따라온다. 롯데 구단은 내가 살린 셈”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해당 발언이 불편하다는 반응이 나오자 정 회장은 “계속 도발하겠다, 내가 도발하자 롯데가 불쾌한 것 같은데, 그렇게 불쾌할 때 더 좋은 정책이 나온다”고 해명했다. 라이벌끼리 자극을 통해 소비자 관심을 유도하고 판이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번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의 발언 역시 이 같은 취지로 읽힌다. 

롯데백화점 타임빌라스 수원 외관 전경/사진=롯데백화점 제공



롯데백화점은 중장기 성장 비전으로 ‘미래형 쇼핑몰’을 낙점했다. 2030년까지 국내와 해외 쇼핑몰 사업에 약 7조 원을 공격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타임빌라스’는 국내 쇼핑몰 사업의 핵심이다. 

롯데와 신세계는 각각 타임빌라스와 스타필드를 내세워 ‘수원 대전’을 벌인다. 수원 대전의 승패에 롯데 타임빌라스의 명운도 달린 셈이다. 

정준호 대표는 롯데백화점 창사 42년 만에 선임된 외부 출신 수장이다. 정 대표가 지휘봉을 잡은 이후 선보인 롯데백화점 초대형 크리스마스 장식은 인증 사진 명소로 부상해 그 어느 해보다 화제가 됐다.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이 지난 1979년 개점 이래 가장 큰 규모로 진행한 리뉴얼 작업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베트남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는 쇼핑몰 사업의 가늠자가 됐다. 개점 약 4개월 만에 초단기 매출 1000억 원을 돌파하고, 올 연말 3000억 원 달성이 점쳐진다. 

정 대표는 지난 23일 간담회에서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가 잘되지 않았다면 집에 갈 뻔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웨스트레이크는 성공했고, 타임빌라스 프로젝트도 그만큼 자신 있다는 뉘앙스로 읽힌다.  

아울러 정 대표는 “패션, F&B, 엔터테인먼트, 컬처, 트래블&비즈니스 등 고객이 바라는 모든 경험이 연결된 쇼핑몰의 미래가 바로 타임빌라스”라며, “타임빌라스가 모든 유통업체가 동경할 미래형 리테일의 표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미미 기자]
종합 인기기사
© 미디어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