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다빈 기자]배달플랫폼과 입점업체들이 수수료 부담 완화 방안 등을 놓고 논의를 이어갔지만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해 목표했던 이달 말까지 상생안 도출에 실패했다. 특히 정부가 제안한 '상위 80% 업체 수수료 6.8% 부과안'에 대해서도 반발이 이어지며 협의 진행에 아쉬운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자영업자들의 고충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해당 집단의 이익을 사수하려 유리한 방안만 고집하는 입장이 합의안 도출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30일 배달앱 상생협의체 제9차 회의에서도 상생안이 도출되지 못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31일 업계에 따르면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는 전날인 30일 오후 2시30분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에서 제9차 회의를 열었다. 회의에는 배달플랫폼 측에서는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요기요, 땡겨요 등이 입점업체 측에서는 소상공인연합회, 한국외식산업협회 등이 참석했다.
이번 회의는 공익위원들이 그간의 논의 상황을 토대로 마련한 중재안을 제시하고 입점업체와 배달플랫폼 측이 수용 여부를 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양측은 입장이 첨예하게 부딪히며 마라톤 회의를 이어나갔지만 엇갈린 이견을 조율하는데는 실패했다. 일부 측이 이전 회의와 마찬가지로 수수료 관련 고수하고 있는 방안 외에는 난색을 드러내면서다.
앞서 논의의 쟁점이던 수수료 등 입점업체 부담 완화와 관련해서는 양측이 여전히 평행선을 달렸다. 배달앱 입점업체 측은 배달 수수료율을 최고 5%로 제한하는 단일안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해당 단일안도 상대측과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다.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1차 중재안으로 상위 80% 입점업체에 배달 수수료 6.8%를 부과하는 안을 제안했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이마저도 일부 입점업체 단체와 플랫폼 기업들이 반발하면서 수포로 돌아갔다는 설명이다.
앞서 배달의민족은 이전 회의에서 차등 중개 수수료 안을 내놓았다. 매출 상위 60% 매장에는 중개수수료를 9.8%, 상위 60~80%는 4.9~6.8%, 상위 80~100%에는 2%를 각각 적용한다는 내용이다. 쿠팡이츠도 8차 회의에서 수수료 인하안을 제안했지만 입점업체 단체는 수용하지 않았다.
이번 9차 회의로 정부가 제시한 6.8% 인하까지 모두 반발이 거세 협의 도출까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이에 과도하게 한 측의 이익만 고수하려는 각각의 입장이 상생안 도출을 막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회의에서는 '라이더 위치정보 공유' 및 '부담 항목 영수증 표기' 등 다른 쟁점에서는 공감대가 형성돼 일부 긍정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지만 최종 상생안까지는 시간이 다시 소요될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이번 회의에서 △영수증에 입점업체 부담 항목 표기 △최혜대우 요구 중단 △배달 라이더 위치정보 공유 등 안건에서 합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중 영수증 입점업체 부담 항목 표기와 관련해서는 입점업체가 부담하는 수수료와 배달비 등을 안내 문구로 표기하기로 했다.
합의된 내용으로 보면 소비자가 받는 영수증에 '가게에서는 주문 금액에 대한 중개수수료(%), 결제수수료(%), 배달비(원)를 서비스 이용료로 지불하고 있습니다' 등으로 표기하는 방식이다.
배달플랫폼 멤버십 혜택 제공 조건(최혜 대우 요구)과 관련해서는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모두 현재 시행 중인 멤버십 혜택 제공 조건 운영 방침을 중단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또 중단할 의사가 없더라도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 결과가 나오면 멤버십 이용 혜택 제공 조건 운영 방침을 수정하기로 했다.
쿠팡이츠의 경우 시행 중인 멤버십 혜택 제공 조건을 수정 또는 보완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공익위원들은 구체적인 방안을 검토해 차기 회의에서 제시해 달라고 요청했다. 입점업체에 대한 배달 라이더 위치정보 제공과 관련해서는 라이더가 주문을 수락한 후 픽업할 때까지 구간에 한정해 배달플랫폼들이 약관 변경 등 필요한 절차를 거쳐 위치정보를 제공할 방침이다.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는 공익위원들의 의견 등을 참고해 다시 한번 상생안을 마련하고 앞으로 있을 회의에서 추가 논의할 계획이다. 다음 회의는 오는 11월 4일에 개최 예정이다.
[미디어펜=이다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