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진현우 기자]북한의 대남 확성기 방송으로 접경지역 주민들이 잇따라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가운데 이재명 민주당 대표 등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31일 접경지역 중 한 곳인 인천 강화를 찾았다.
이재명 대표는 북한의 잇단 도발 행위를 규탄하면서도 "최상의 수는 싸울 필요가 없는 상태를 만드는 것"이라며 우리 정부에 북측과 대화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이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접경 지역인 인천 강화군 송해면 당산리를 찾아 지역 주민들과 간담회를 가지며 피해 현황을 청취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 왼쪽에서 두 번째)가 10월 31일 오전 북한의 대남방송으로 소음 피해를 보고 있는 인천 강화군 송해면 당산리마을을 방문, 마을 주민들과 함께 북한의 대남방송 소음을 듣고 있다. 2024.10.31./사진=연합뉴스
이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주민 여러분이 7월부터 3개월간 잠도 못 주무시고 또 노이로제에다가 가축들 사산까지 한다고 하니까 정신적으로나 재산상으로 너무 큰 피해를 당하고 계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치와 국정이 우리 주민들이 더 편하고 안전하며 행복하게 살 수 있게 만들어 줘야 한다"며 "싸워서 이기는 것도 바람직한데 굳이 안 싸워도 되면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게 제일 좋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으로 풍선(대북 전단)을 보내니 (북측에서) 오물을 보내고 오물을 보낸다고 대북 확성기 방송을 하니 저쪽에서 대응 방송한다"며 "이제 남은 거는 포격전, 총격전"이라고 우려했다.
주민들은 이 대표에게 "여기서 (대북) 전단을 뿌리지 못하게 하고 대남·대북 방송을 못 하게 하면 쟤네(북한 측)들도 (확성기 방송을) 안 할 것"이라며 "옛날에도 대북방송, 대남방송 열심히 했어도 이런 경우가 없었다"고 피해를 호소했다.
간담회에 배석한 4성 장군 출신 김병주 민주당 최고위원은 "강화도 주민들은 70년 동안 특별한 희생을 해왔다"며 "이제는 감사만으로도 안 되고 특별한 보상에 대해 민주당 차원에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고 앞으로 더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는 간담회를 마친 이후 직접 대남 확성기 방송을 청취할 수 있는 인근 지역으로 이동해 직접 피해 상황 점검에 나섰다.
이 대표는 북측이 대남 확성기 방송을 하는 곳으로부터 직선거리로 약 1.8km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까지 이동해 피해 현황을 살폈다.
실제 이 대표가 주민들과 피해 관련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와중도 북측에서는 확성기를 통해 기계 소리 등의 소음을 내보내고 있었다.
한 주민은 "(민주당 지도부) 여러분이 오신다니깐 (확성기 방송이) 살살 나오고 있다"며 평소 피해는 훨씬 심각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도 "지금 (소음이) 살살 올라가고 있다"며 "집회하는 사람들이 기술적으로 항의 농성할 때 많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들은 야간 시간대 소음으로 인해 제대로 TV 방송을 시청할 수 없는 정도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 대표는 "21세기의 원시적인 현장"이라며 "정부도 적대적인 대결 정책을 완화하기 위해 노력을 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월 31일 영종도에 위치한 17사단 3경비단에 방문해 장갑차를 시승하고 있다. 2024.10.31./사진=미디어펜 진현우 기자
이어 민주당 지도부는 오후 인근 영종도에 위치한 17사단 3경비단을 찾아 장병들을 격려하고 부대 관계자들로부터 작전 현황을 설명받았다.
이 대표는 부대 방명록에 '서해 철벽 방어, 용왕부대 장병 여러분 헌신과 노고에 감사드립니다'라고 적기도 했다.
이 대표는 부대 방문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저출생으로 인한) 병력 자원 부족에 따라 경계 작전에 어려움이 있다"며 "아무래도 앞으로 우리 군도 과학화·정예화의 길을 피할 수 없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진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