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진현우 기자]31일 열린 국회운영위원회의 국가인권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들은 최근 인권위가 소위원회 만장일치 결정 관행을 폐기한 것을 두고 안창호 인권위원장 등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 과정에서 야당 의원들과 인권위 측 관계자들 사이에 고성을 주고 받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모경종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최근 인권위의 결정을 놓고 "소위원회에서 만장일치가 되지 않으면 전원위원회로 안건을 올려서 심층 논의해왔던 게 사실"이라며 "만장일치의 정신을 버리고 (찬반) 동수여도 기각을 해버리는 게 맞는가"라고 몰아세웠다.
앞서 인권위는 지난 28일 전원위원회 회의를 열고 그동안 3명으로 운영했던 소위원회 정수를 4인으로 바꾸고 소위원회 구성위원 중 한 명의 반대만 있어도 진정된 사건을 자동으로 기각하기로 하는 내용의 안건을 의결했다.
이에 대해 모 의원은 "반대가 2명, 찬성이 2명이어도 아예 기각 처리를 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이 10월 31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국가인권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2024.10.31./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모 의원의 질의에 안 위원장은 "법리적으로 그날(28일) 결정이 잘못됐다고 보지 않는다"며 "과반수가 안 돼도 기각은 될 수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과정에서 모 의원을 비롯한 의원들은 "지금 법의 해석을 자의적으로 하는가. 헌법재판관이 아니"라고 강하게 반발했고 안 위원장은 "대한민국 인권 신장을 위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맞불을 놓기도 했다.
야당 의원들은 이날 함께 증인으로 출석한 김용원 상임위원의 답변 태도에 대해서도 공세를 이어갔다.
모 의원은 이충상 상임위원에게 지난 7월 서울행정법원이 '소위 의결정족수 해석'에 대해 위법하다고 판결한 이후 송두환 당시 인권위원장이 항소를 포기하자 김 상임위원을 비롯한 여당 추천 상임위원 6명이 전원위를 보이콧하며 '월급을 반납하겠다'고 밝힌 것을 두고 "월급 반납했는가"라고 물었다.
이 상임위원은 "현금으로 반납했다"고 답한 가운데 옆에 있던 김 상임위원은 "월급을 반납할 생각이 추호도 없다"고 맞섰다.
이를 두고 야당 의원들이 "김 상임위원에게 질문했나"라며 따졌고 김 상임위원은 "상임위원보고 반납하라고 하지 않았나"라고 맞불을 놨다.
운영위원장인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퇴장 명할 수 있다. 신중하게 발언하기 바란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한편, 권영진 국민의힘 의원은 "유엔(UN, 국제연합) 인권이사회는 2008년부터 17차례의 북한 인권 결의안을 거의 매년 통과시키고 있고 인권위는 준국제기구로서 보편적 인권을 명시한 국제인권규범의 실행을 할 의무가 있다"며 "납북자·국군포로 등에 대한 (북한의) 반인륜적 인권 침해에 대해 인권위가 너무 무관심한 거 아닌가"라고 질의했다.
이에 대해 안 위원장은 "앞으로는 그 부분에 대해서 더 관심을 갖겠다"며 "우리가 북한 인권 증진을 위해서도 더 노력을 하겠다"고 답했다.
[미디어펜=진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