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금융당국의 칼끝이 고려아연을 향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고려아연의 기습적 유상증자 발표와 관련해 엄정한 대응을 예고했다.
금융감독원이 고려아연의 기습적 유상증자 발표와 관련해 엄정한 대응을 예고했다. 지난 30일 경영권 방어 대책 논의를 위해 긴급이사회를 연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 고려아연 본사 로비 모습. /사진=연합뉴스
함용일 금감원 부원장은 31일 긴급 현안브리핑을 열고 "(고려아연의) 증자 목적 배경, 회사와 기존 주주에 미치는 영향, 이번 증자가 공개 매수 시 밝힌 주주 가치 제고에 부합되는지 여부, 관련 의사결정 과정이 투명하게 기재되어 있는지 여부 등 시장과 투자자가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동원하여 철저히 심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특히 공개 매수 기관 중 유상증자를 동시에 추진한 경위 등 구체적 사실관계를 살펴볼 것"이라며 "부정한 수단 계획 또는 위계를 사용하는 부정거래 등 위법 행위가 확인되는 경우 해당 회사뿐만 아니라 관련 증권사에 대해서도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고 덧붙였다.
자사주 매각에 이어 유상증자를 할 것이라는 계획을 세워놓고 순차적으로 진행만 한 것일 경우 공개매수 신고서에는 관련 내용이 없기 때문에 부정거래로 볼 소지가 다분하다는 게 함 부원장의 설명이다.
실제 고려아연은 지난 11일 공개한 정정 공개매수 신고서에 향후 재무구조에 변경을 초래할만한 계획이 없다고 공시했다. 하지만 전일 공시한 증권신고서에서 미래에셋증권은 이달 14일부터 유상증자를 위한 실사를 진행했다고 기재했다.
함 부원장은 "기존 주주 입장에서 생각하면 갑자기 대량의 유상증자 소식을 접한 것"이라며 "부정거래나 공개매수 허위 기재 등의 문제를 따져보지 않을 수 없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감독 당국이 위법을 확정하고 처벌하겠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우리의 관심사고 그것에 대한 책임은 규명하겠다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한편, 전날인 지난 30일 고려아연은 돌연 발행주식 20%에 육박하는 보통주 373만2650주를 주당 67만원에 일반 공모 형태로 신규 발행하겠다고 공시했다. 이를 통한 조달 금액은 총 2조5000억원에 달한다. 더욱이 전체 조달 금액의 90%가 넘는 2조3000억원을 채무상환자금으로 쓰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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