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북한이 1일 전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최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포-19형의 시험발사를 직접 지도했다고 밝히면서, 갱신한 새로운 초강력 공격수단, 최종 완결판이라고 주장했다.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매체는 이날 “발사된 미사일은 최대정점고도 7687.5㎞까지 상승하며 거리 1001.2㎞를 5156s간 비행해 동해 공해상 예정목표수역에 탄착됐다”면서 김정은이 대만족했다고 전했다.
김정은은 “국가의 안전 상황과 가중되는 위협과 도전들은 현대적인 전략공격무력을 계속 강화해나가며, 핵대응태세를 더욱 완벽하게 갖출 것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핵무력 강화 노선을 그 어떤 경우에도 절대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31일 신형 ICBM을 발사했으며, 바로 전날인 30일 러시아가 지상, 해상, 공중 발사 미사일로 구성된 3대 핵전력을 발사한 직후 이뤄졌다. 러시아는 이날 북서부 플레세츠크 우주기지에서 극동 캄차카 반도로 야르스 ICBM, 잠수함에서 시네바·불라바 탄도미사일, 전략폭격기에서 순항미사일을 각각 발사했다.
또 화성-19형은 북한이 보유한 ICBM 중 가장 크면서 최대 고각으로 발사됐다. 이전의 ICBM 시험발사에 비해 최고의 고도 및 비행시간을 나타냈으며, 정점고도를 볼 때 추정되는 사거리는 1만5000㎞로 미국 전역을 포함해 전세계 모두 사정권에 들어간다.
사거리 확장을 위해 3단 길이와 발사관 길이가 연장돼 기존 9축보다 긴 11축 또는 12축의 이동식 발사차량을 사용했다. 또 화성-18형보다 탄두부 외형이 뭉뚝해졌다. 아울러 화성-19형은 원통형 발사관에서 미사일을 밀어낸 뒤 엔진이 점화하는 ‘콜드런치’ 방식이 사용됐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현지지도 아래 지난달 31일 아침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포-19형'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단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일 보도했다. 이날 시험발사에 딸 주애도 참관했다. 2024.11.1./사진=뉴스1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북한이 러시아와 핵동맹을 과시하면서 다탄두 ICBM 개발을 추진한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지금까지 총 15차례 ICBM을 발사했고, 고체형 연료 발사는 4회였다. 이번에 탄두부의 공간이 확실하게 넓혀진 것은 여러 개의 탄두를 탑재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하지만 북한은 이번 화성-19형 발사와 관련해 다탄두 시험을 언급하지 않았다. 또 여전히 대기권 재진입 등 ICBM 실전배치를 위한 핵심 기술은 아직 확보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러시아의 ICBM 발사 직후 북한도 ICBM을 발사하며 두 국가가 핵동맹에 기반해 향후 국면을 정면돌파할 의지를 나타냈다”며 “북한도 전술핵의 실전화뿐 아니라 전략핵무기의 기술적 능력 제고를 과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화성-18형 시험발사 보도 때 ‘기술적 신뢰성’ ‘운용 믿음성’ 등 실험 지표를 언급했으나 이번엔 언급하지 않았고, 또 정상각도로 시험발사하지 않아 탄두의 대기권 재진입, 탄두의 목표 지향 비행, 다탄두 분리 및 방향 유지 등 ICBM의 고난도 핵심기술을 확보했는지는 여전히 미지수”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미국 대선이 임박한 시점에서 북한의 되돌이키기 어려운 핵무기 고도화 수준을 각인시키려는 행보로 보인다. 또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이 사실로 드러난 상황에서 파병 비난 프레임을 흔들려는 시도도 있다. 큰 그림에선 한미의 통합억제(핵전력+재래식전력)에 대응한 북러 핵동맹 성격을 부각하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장영근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미사일센터장은 “화성-19형의 길이는 최소 28m, 발사중량은 80톤 이상으로 추정된다. 이런 크기와 중량이라면 운용 기동성이 너무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편, 북한은 ICBM 시험발사 기록 중 최고의 고도와 비행시간을 보여줌으로써 핵탄두 공격의 최고 난이도인 다탄두(MIRV) 개발을 실현하기 위해 반드시 요구되는 PBV(Post Boost Vehicle)을 개발하여 탑재한 것으로 보이도록 과시하는 측면도 있어 보인다. 하지만, MIRV 핵탄두 장착과, PBV 등에 대한 기술적 언급이 전혀 없어 의구심만 더욱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