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인혁 기자]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이 4일, 나무위키에 국내법이 적용될 수 있도록 하는 법 개정안을 발의한다고 밝혔다. 지식정보사이트인 나무위키는 해외에 본사를 두고 있다. 이에 국내 서비스를 통해 수익을 거두면서도 법적 책임을 피하고 있어 규제의 사각지대가 해소돼야 한다는 문제가 제기되어 왔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나무위키가 국내법의 적용을 받아 운영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해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고자 한다”면서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 발의 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법안 발의는 이르면 이번 주 완료될 예정이다.
김 의원이 대표발의하는 개정안은 국내대리인 지정제도를 강화하고, 불법정보 유통에 따른 수익을 환수하는 과징금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골자다.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이 4일 나무위키에 국내법이 적용될 수 있도록 하는 이른바 '나무위키 투명화법'을 발의한다고 밝혔다./사진=김장겸 의원실 제공
나무위키가 집단지성을 활용한 참여형 지식사이트인 점을 강조하며 수익을 얻고 있으면서도, 사생활 침해, 명예훼손, 가짜 뉴스 등이 유통돼 발생하는 피해는 외면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문제 근절을 위해 이번 개정안에는 현행 이용자수·매출액 등인 국내 대리인 지정 기준을 방문자수·트래픽 등으로 확대하는 내용이 담긴다.
또 청소년 보호 책임자 지정 의무 기준에도 방문자수·트래픽이 추가되며, 정례 보고서 제출 등 청소년 보호 책임자 지정 제도의 실효성을 강화하는 내용이 포함된다.
특히 개정안에는 정보통신망법에 불법정보 유통 방지 규정을 신설하고 과징금 제도를 도입해 불법 수익을 환수할 수 있도록 했다. ‘불법정보’에는 허위 조작 정보, 사생활 침해 정보, 저작권 침해 정보, 불법복제물 등이 포함된다.
나아가 불법정보 유통 사업자의 서비스에 광고한 광고주에 대해서도 제재 규정을 추가해 불법 수익 원천차단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개정안이 처리될 경우, 음성적으로 운영돼왔던 나무위키가 국내법의 적용을 받아 이용자 보호와 투명한 운영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김 의원이 이번 국정감사를 통해 확인한 것에 따르면 나무위키의 소유법인은 우만레에스알엘(umanle S.R.L.)이며 파라과이에 본사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021년 기준 나무위키의 하루 최대 방문자는 200만명, 페이지뷰는 4500만회로 언론사 10개를 합친 규모였다. 이는 구글·네이버·유튜브·다음·디씨·쿠팡에 이어 국내 7위에 해당한다.
나무위키 광고 배너 하나의 연간 수익은 2억원 안팎이었으며, 이를 토대로 업계에서는 우만레가 연 100억원의 순수익을 올릴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현재까지도 나무위키의 운영진이나 실소유주는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우만레는 오로지 이메일로만 대외 소통을 하고 있다. 따라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같은 심의기구조차 그 실체를 파악하지 못했다.
나무위키는 국내법의 적용을 받지 않아 사생활 침해·명예훼손·가짜뉴스 논란에도 피해자 보호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받는다. 소송 등을 통해 자력구제를 하려는 피해자들에게 우만레는 “파라과이 법원에 제소하라”고 조롱하며 법적 책임을 회피해왔기 때문이다.
이에 김 의원은 “나무위키는 ‘집단 지성이 편집하는 자율적 백과사전이’라고 하지만 악의적 편집과 낙인찍기가 가능하고 사생활 침해는 심각한 수준”이라며 “나무위키는 오로지 한국인만을 대상으로 서비스하면서 해외에 본사를 둬 법망을 피하고 있는데, 국내대리인 지정 등 국내법 적용이 가능하도록 법을 개정해 불법정보 유통을 막고 이용자 보호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