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준 기자]이천 중리지구 신안인스빌 퍼스티지(시행 관악·시공 신안)의 평면구조가 도마 위에 올랐다.
소형 아파트의 묘미인 짜임새 있는 구조와 공간 활용성을 살리지 못해 설계 단계부터 브랜드 역량의 한계점을 드러냈다는 평가다.
사업주체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개성이 넘치는 합리주의 공간'이라고 강조했지만, 정작 예비청약자들은 '공간 활용 효율성 낮은 최악의 평면'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이천 중리지구 신안인스빌 퍼스티지 59㎡A 평면도(좌:비확장형, 우:확장형)./사진=분양 홈페이지 캡처
8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신안인스빌 퍼스티지는 경기도 이천시 중리택지개발지구 일대에 들어선다.
신안인스빌 퍼스티지는 이천 중리지구에 공급된 단지 중 처음으로 모든 세대가 전용면적 59㎡로만 구성된다. △59㎡A 387가구 △59㎡B 136가구 등 총 523가구 규모다.
예비청약자들의 시선은 평면구조로 쏠리고 있다. 최신 트렌드도 아닐 뿐더러 공간 활용도가 떨어지는 구조로 설계됐다는 지적이다.
신안인스빌 퍼스티지 청약을 고민 중인 30대 주부 A씨는 "우선 발코니 비율이 높고, 대피공간·실외기실 등 유휴공간이 여기저기 조성돼 집을 좁아 보이게 만들었다"며 "발코니 확장을 하더라도 안방(침실1) 발코니만 어정쩡하게 확장을 할 수 없다는 점도 치명적인 단점"이라고 설명했다.
◆투룸 오피스텔 수준…효율적이지 못한 평면구조
신안인스빌 퍼스티지 59㎡A의 경우 판상형 구조로, 방 2개, 거실, 화장실 2개로 이뤄져 있다. 기본적으로 발코니가 위 아래로 너무 많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어 발코니 확장이 필수다.
예비청약자들은 안방 발코니에 대피공간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확장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확인해야 한다.
건축법에서는 발코니의 확장 면적을 건물 외벽 둘레 길이 곱하기 1.5m로 산출하고 있기 때문에 확장형을 택한다 하더라도 일정 면적의 발코니 한 면은 그대로 둬야 한다. 때문에 안방에 대피공간과 발코니를 함께 남겨두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참고로 대피공간은 건축법 시행령 제46조 제4항에 따른 필수 설치 사항이다.
하지만 해당 단지는 남겨둘 발코니를 안방에 두고 대피공간은 주방쪽에 붙여 놓는 특이한 구조를 택하면서 비효율적인 공간 구조라는 지적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신안종합건설 측에 질의했으나 마땅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
세탁실·실외기실 등도 별도로 있지만 입주자에 따라 크게 필요치 않을 수 있는 구조로, 공간을 효율적으로 구성했다는 평가를 하기 어렵다. 특히 세탁실 위치는 팬트리가 들어갔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신축 아파트들은 주방 인근에 수납이 용이한 팬트리를 적용하는게 일반적이다.
또 거실 옆에 있는 알파룸은 방으로서는 기능하지 못하고 창고로 쓰기에도 애매한 위치와 크기라는 평가다. 옵션 선택으로 알파룸과 거실 사이의 벽을 제거해 공간을 틀 수 있지만 거실과 알파룸 발코니 통창을 설치할 수 없는 구조로 미관상 좋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천 중리지구 신안인스빌 퍼스티지 59㎡B 평면도(좌:비확장형, 우:확장형)./사진=분양 홈페이지 캡처
59㎡B는 타워형으로, 침실 2개와 거실, 화장실 1개로 구성됐다. B타입도 마찬가지로 공간이 낭비된 느낌을 준다. 안방 발코니를 확장시킬 수 없다는 점이 같고, 거실과 주방쪽 발코니·대피공간·실외기실은 발코니 부분만 확장시킬 수 있어 공간 활용도가 좋지 않다. 만약 구조를 달리했다면 선호되는 59타입 평면과 같이 창측 반대쪽에 방을 두 개 배치할 수도 있었다는 아쉬움이 뒤따른다.
이 때문에 거실 맞통풍이 제약을 받아 환기가 원활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드레스룸 쪽으로 창문이 없어서 안방 환기도 어렵다.
두 타입 모두 발코니에 비해 팬트리는 턱없이 부족하다. 분양 관계자에 따르면 옵션을 선택해 안방에 팬트리를 구성할 수 있다는 설명이지만 정작 필요한 거실·주방에는 팬트리 공간이 없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투룸 오피스텔 수준의 평면도"라며 "개성 넘치는 합리주의 공간이라는 말은 무엇을 알리기 위한 문구인지 의아하다"고 말했다.
◆청약 대기자, 실망 가득…"역대 최악 평면도"
평면도를 확인한 예비청약자들은 시공사인 신안종합건설이 이러한 설계를 채택한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예비청약자들의 이 같은 비판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한 네티즌은 "59㎡에 방이 3개도 아닌데 팬트리도 없고, 실외기실·대피공간·세탁실까지 따로에, 안방에 발코니까지 그대로면 진짜 무슨 생각으로 설계한 건지"라며 "신안은 아파트 팔 생각이 없는 건가"라고 지적했다.
신안인스빌 퍼스티지 청약을 고민 중인 A씨는 "요새 59타입은 방 3개가 진리인데, (신안인스빌 퍼스티지) 59A는 알파룸 형태라 침대가 안 들어갈 수준"이라며 "역대 최악의 평면도"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신안인스빌 퍼스티지 분양 관계자는 "내부는 (다른 아파트 59타입과) 똑같이 18평 정도 된다"며 "그 면적은 동일하게 쓰는 것이고, 발코니를 확장하는 게 다른 아파트랑 다를 수는 있다"고 말했다.
안방 발코니 확장 불가에 대해선 "저희는 그냥 분리돼 있는 것 뿐이다"라며 "발코니 확장할 수 있는 면적이 다른 아파트랑 크게 다르지는 않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은 시공사인 신안종합건설 측에도 해당 내용과 관련해 질의를 전달했으나 "내부적으로 확인해보겠다"는 반응 뿐이고 구체적인 답변을 듣지 못했다.
한편 신안인스빌 퍼스티지는 오는 11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12일 1순위, 13일 2순위 일반청약을 진행한다. 당첨자는 20일 발표되며, 계약은 다음달 2~4일 사흘 동안 진행된다.
[미디어펜=조성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