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듣는 사람들의 가슴 가장 깊은 곳까지 때로는 온화하게, 또 때로는 격정 가득하게 울려 퍼지는 베이스음.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베이스 성악가 연광철이 생애 5번째로 슈베르트 연가곡 '겨울 나그네' 전곡을 들려준다.
마포문화재단(대표이사 송제용)이 내달 4일 마포아트센터 아트홀맥에서 'M 연가곡 시리즈' 의 마지막 무대로 베이스 연광철 공연을 선보인다. 올해 처음 선보인 'M 연가곡 시리즈'는 지난 7월 베이스바리톤 사무엘 윤을 시작으로 현존하는 최고 베이스로 불리는 연광철이 슈베르트 ‘겨울 나그네’ 전곡을 들려주며 대미를 장식한다.
한국이 낳은 세계 최고의 베이스 연광철이 내달 4일 마포아트센터에서 슈베르트의 연가곡 '겨울 나그네' 전곡을 선보인다./사진=마포문화재단 제공
슈베르트가 죽기 일 년 전 작곡한 ‘겨울 나그네’는 평생 가난, 질병, 외로움과 싸우던 그의 말년 괴로움이 담겨 있다. 전체적으로 어둡고 절망적인 분위기의 곡이지만 슈베르트 특유의 간결하면서 서정적인 멜로디와 그 속에 담긴 깊은 내면의 울림으로 겨울이면 생각나는 그의 대표작으로 남아있다.
연광철이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를 처음 부른 건 2001년 독일의 추운 겨울. 이후 지휘자 겸 피아니스트 정명훈, 피아니스트 선우예권 등과 여러 차례 ‘겨울 나그네’ 공연을 꾸준히 무대에 올렸고, 연광철의 세월은 슈베르트와 함께 흘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1년 독일에서 처음 '겨울 나그네' 전곡을 연주했던 연광철은 이번 마포아트센터에서의 다섯번째 공연을 특별한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사진=마포문화재단 제공
연광철은 "(첫 공연)당시 30대였던 내가 ‘겨울 나그네’의 방랑하는 젊은이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다면, 60세를 앞둔 지금 젊은이의 아픔과 방랑을 제3자의 시선에서 더욱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된 것 같다"고 말한다. 더불어 그는 ”사랑과 이별, 그리고 아픔을 가지고 방랑하는 젊은이는 작품 속 시대 뿐 아니라 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아닐까“라고 말하고 있다.
연가곡 ‘겨울 나그네’는 슈베르트가 빌헬름 뮐러의 시에 곡을 붙인 것으로 총 24개 곡으로 구성되어 있다. 슈베르트나 클래식 마니아가 아니더라도 학교 음악 교과서 등을 통해 잘 알려진 '보리수(제5곡), 까마귀(제15곡) 등이 '겨울 나그네'에 속한 곡들이다. 전체적으로 어둡고 절망적인 분위기의 곡이지만 겨울이면 생각나는, 슈베르트를 대표하는 곡으로 여전히 사랑받는 작품.
'겨울 나그네'에 대해 슈베르트는 “나의 작품은 음악에 대한 나의 이해와 슬픔을 표현한 것, 슬픔으로 만들어진 작품이 세계를 가장 행복하게 하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 공연을 준비하면서 연광철은 "음악 역사에 중요한 의미를 차지하고 있는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로 무대에 서게 되어서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1800년대의 유럽 문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겨울 나그네'는 단순히 그들의 이야기가 아닌, 사랑과 이별 그리고 그 아픔을 가지고 방랑하는 젊은이의 모습을 보여주는 시와 노래는 오늘날 우리 시대에 살아가는 모든 사람에게, 현재진행형으로 또는 과거완료형으로 누구에게나 있었던 일이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한 젊은이의 방랑 이야기를 함께 해보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간결하고 서정적인 멜로디 속 슈베르트의 삶과 인생이 담긴 ‘겨울 나그네’를 베이스 연광철의 깊이 있는 해석과 울림으로 만나볼 기회다.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