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7일 더불어민주당이 명태균씨와 윤 대통령 간의 통화 녹취를 공개한 것을 계기로 제기된 '선거 공천 개입' 의혹에 대해 "당에서 진행하는 공천을 제가 왈가왈부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관련 질문이 나오자 "공천 개입이라고 하는 것의 정의도 따져봐야 한다"며 이같이 답변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선거 당시) 당선인 시절 장·차관 인사도 해야 하고, 인터뷰도 직접 해야 하고, 인수위에서 진행되는 것을 꾸준히 보고받아야 하고, 저는 나름대로 그야말로 고3 입시생 이상으로 바빴던 사람"이라고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4.11.7 /사진=연합뉴스
그러면서 "당시 공천관리위원장이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인 줄 알았더니, 공관위원장은 지방선거와 별도로 윤상현 의원이 했다고 하더라"며 "그만큼 저는 당의 공천에 관심을 가질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누구를 꼭 공천해 주라고 그렇게 사실 얘기할 수도 있죠"라면서도 "그게 의견을 얘기하는 것이지만, 과거에도 대통령이 얘기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당선인 시절에는 공천 문제를 가지고 (얘기를) 할 정도로 정말 시간적 여유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히려 당에서 공천을 진행해나가는데 (여당의) 중진의원들 중에 저한테 전화해서 '이런 점들은 여론이 좋지 않으니 좀 더 바람직하게 해달라'고 부탁하는 경우는 있지만, 그런 경우에도 원리원칙에 대한 얘기만 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사람들이 누구누구가 좋다고 해서 저한테 알려주면 저는 그대로 인재영입위원회에 패스시켰고, 누구를 꼭 공천 주라고 얘기할 수도 있는데 그게 무슨 외압이 아니라 의견을 얘기하는 것"이라며 "정말 당선인 시절에는 공천 문제를 가지고 (논의를) 할 정도로 저도 정말 시간적 여유도 없었다"고 밝혔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창원 제2국가산단 관련 정보가 명태균씨에게 사전 유출됐다는 의혹과 관련해 "창원 산단을 포함해서 열 몇개의 국가산단은 저의 대선공약"이라며 "산단 지정은 오픈해서 진행하는 거지, 비밀리에 진행하는 게 아니다"라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앞서 민주당이 공개한 명씨와의 통화 녹취 내용에 대해서도, 윤 대통령은 "(명씨가) 저한테 많이 서운했을 것 같아서 그래도 '고생했다'는 한마디 한 것 같고, 공천에 관한 얘기한 기억은 없지만, 했다면 당에서 이미 그 시기에는 거의 (공천 결과가) 정해졌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리고 다른 선택의 대안도 없고 당에서도 아마 공관위와 최고위에서 딱딱 집어서 전략공천을 마무리를 지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