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재훈 기자]한미사이언스의 경영권 분쟁이 지속되는 가운데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가 경영권 확보계획과 함께 중장기 성장 전략에 대해 입을 열었다. 임종훈 대표는 8000억 원 가량을 투자해 2028년까지 매출 2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다만 3자연합측은 투자 재원 조달 방식에 의문을 표하는 등 양측은 견해차를 보였다.
7일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가 여의도 글래드 호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한미사이언스
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미사이언스의 경영권 분쟁이 해결될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임종훈 대표이사의 성장 전략에 3자연합이 견해차를 보이고 있다.
지난 7일 임종훈 대표이사는 여의도 글래드 호텔에서 기자 간담회를 개최하고 경영권에 대한 입장과 한미사시언스의 중장기 성장 전략을 밝혔다.
우선 경영권에 대해서 임 대표이사는 본인을 중심으로한 체제가 2027년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확신을 내비췄다. 오는 28일 임시 주총 결과에 상관없이 2026년에는 3자연합(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임주현 부회장)의 임기가 만료될 것이라는 계산에 따른 것이다.
오는 28일 한미사이언스는 앞서 임시 이사회 안건으로 상정돼 가결된 임시 주총을 진행한다. 안건은 △기존 이사회를 10명에서 11명으로 늘리는 정관 변경 △신동국 회장·임주현 부회장 2인의 이사 선임 건 등이다.
양측은 한미약품의 전문경영인체제에 대해 다른 입장을 보이면서 경영권 확보를 위해 이사회 표결에 집중하고 있다.
또 임 대표이사는 3자연합에 대해 "한미그룹 경영권이 외부 세력으로 인해 좌지우지돼선 안 되고 가족 화합을 이루고 경영권 분쟁 해결을 위해서라도 3자 개입이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자회견에서는 한미그룹의 중장기 성장 전략에 대해 발표했다. 주된 과제로는 △인수·합병(M&A) △공동 판매 통한 신규 치료영역 확대 △현신 신약 R&D(연구개발) △북미·유럽과 같은 선진시장 개척 등이다.
이를 위해 약 8000억 원의 투자를 통해 오는 2028년까지 한미그룹이 매출 2조 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도 설정했다.
한미그룹은 이외에도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외부 유망 혁신 기술 및 물질 선점 △헬스케어 밸류체인 사업 다각화 △제약 원료 CDMO 사업 확대 △온라인팜의 유통 역량 강화 등의 그룹 전반의 세부 전략을 과제로 포함했다.
◆3자연합, 제시한 투자 재원 조달 구체적 방안 의문…전문 경영인 체제 필요
하지만 3자연합 측은 임 대표이사가 제시한 중장기 전략에 의문을 표하면서 진정한 기업가치 제고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우선 임 대표이사가 말한 발표자료(중장기 성장전략)는 최근 한미사이언스가 30여억 원의 비용을 들여 외부 컨설팅을 받은 보고서에서 발췌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어 3자연합 측은 자료를 통해 "한미사이언스 자본 30여억 원을 투입해 개발한 보고서라고 하기에는 지난해 한미그룹이 도출한 전략보고서를 ‘짜깁기’한 수준이어서 실망스럽다"면서 "보고서 작성 과정에서도 계열사 대표와 몇 차례 인터뷰만 진행됐을 뿐 작성되는 내용에 대해 한미그룹원 누구와도 공유되지 않은 ‘깜깜이 보고서’라는 점에서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공시에 기입된 8150억 원이라는 자금을 어떻게 조달할지 상세히 설명하지 않았다고 3자연합은 짚었다.
3자배정 유상증자인지, 중대한 투자 건을 이사회도 패싱하고 외부에 먼저 발표할 수 있는 것인지, 핵심 계열사 지분을 매각하겠다는 것인지에 대한 설명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어 3자연합은 "기업 유증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는 이 시점에 기존 주주들의 지분을 크게 희석시킬 수 있는 유증 가능성을 공개하는 일이 과연 주주가치 제고에 맞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고도 지적했다.
아울러 3자연합은 기자회견에 대해 “과중한 업무로 여유가 없을 계열사 대표단을 기자회견에 불러 아무런 질의응답에 참여하지 못한 채 임종훈 대표의 병풍과도 같은 역할로 전락시켰다”며 “오너경영의 폐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며 전문경영인 체제 구축 확립 필요성을 재차 절감"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미약품그룹은 28일 오전 10시 서울시 교통회관 1층에서 임시주총을 열고, 총 3개의 안건을 다룰 예정이다.
3개의 안건은 △정관 변경의 건 △이사 2인 선임의 건 △자본준비금 감액의 건 등이며 다음 달 19일에는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를 해임하는 안건 등을 다루는 한미약품 임시주총이 열릴 예정이다.
[미디어펜=박재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