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오는 14일 김여사 특검법(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주가조작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의 본회의 처리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1심 선고를 앞두고 여야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 1심 선고 공판을 하루 앞둔 14일, 김여사 특검법의 국회 본회의 상정과 처리를 강행한다.
다만 기존 법안에 비해 수사범위를 축소하고 제3자 추천 방식을 포함한 김여사 특검법 수정안을 제출하기로 하면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명태균발 공천 개입·선거 개입 의혹에 집중하기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는 확실하다는 걸 전제로, 거부권 행사 후 국회 재의결까지 감안해 여당의 이탈표를 더 끌어내기 위해서다.
이와 함께 민주당은 15일 이 대표의 1심 선고를 앞두고 '방탄집회'라는 일각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3주 연속 도심 장외집회 투쟁을 예고하면서 세 결집에 나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 왼쪽)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오른쪽)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11.11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특검 속도전'과 세 결집에 나선 민주당의 강공에 대해 국민의힘은 '특별감찰관 추천 논의' 카드를 내세웠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김여사 특검법을 본회의에서 처리하려는 14일, 의원총회를 열고 대통령 친인척의 비위를 감찰하는 특별감찰관 추천을 논의한다.
특별감찰관은 '김여사 리스크'를 극복하기 위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줄곧 요구해온 카드다. 대통령실은 여야 합의로 특별감찰관 후보자를 추천하면, 즉각 임명하겠다는 입장을 줄곧 확인해왔다.
실제로 이번 사안을 친윤(석열)계가 수용해 특별감찰관 추천 당론을 정한 후, 이를 야당과 본격적으로 논의한다면 '특별감찰관' 제도는 8년 만에 되살아날 전망이다.
앞서 박근혜 정부 당시 2016년 이석수 특별감찰관이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을 조사해 수사의뢰하는 과정에서 사퇴했고, 이후 8년째 공석이다.
변수는 민주당 입장이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지난 10일 기자들을 만나 "지금 (김건희 여사의) 의혹을 밝히기 위해선 특검 수용이 우선"이라며 "만약 특검 수용 입장을 밝힌다면, 특감은 이후 협의할 문제"라고 분명히 했다.
국민 여론 동향은 양측의 입장 변화를 좌우할, 가장 큰 관건이 될 전망이다.
지난 9일 공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정당 지지도 36%·이재명 대표 지지도 29%로 올해 최고치를 기록한 반면, 윤 대통령·국민의힘·한동훈 대표의 지지도는 동반 하락했다.
결국은 명분 싸움, 시간 싸움이다.
민주당의 특검법 공세를 윤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로 막아선 이상, 민주당측 카드는 이 대표가 1심 선고에서 유죄를 받아 수세에 몰리기 전에 여당의 반대 명분을 무력화한다는 복안으로 읽힌다.
반대로 국민의힘 입장에선 특별감찰관 카드를 8년 만에 관철시켜 윤 대통령에 대한 보수 핵심 지지층의 지지여론을 복구할 필요가 있어보인다.
앞으로 일주일 간 여야 양측이 또 어떤 상황에 처하고 대응할지 주목된다. 여론의 향방이 어느 쪽에 쏠리느냐에 따라 좌우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