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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조선, 북미 방산 영토 넓힌다…“MRO 본격화에 수주도 기대”

2024-11-11 15:10 | 박준모 기자 | jmpark@mediapen.com
[미디어펜=박준모 기자]국내 조선업계가 미국과 캐나다를 중심으로 방산 영역 확장에 나선다. 미국에서는 도널트 트럼프 대통령 당선을 계기로 MRO(유지·보수·정비) 사업이 본격화되는 것은 물론 더 나아가 함정 건조까지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캐나다에서는 대규모 잠수함 수주전에 참여하면서 기대감을 높이고 있는 상태다. 

미국 해군 군수지원함이 MRO를 위해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 입항하고 있다./사진=한화오션 제공



◆트럼프, 국내 조선업계에 MRO ‘러브콜’

11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함정 MRO 시장 규모는 올해 약 78조 원으로 전망된다. 특히 미국의 시장 규모만 20조 원에 달한다. 글로벌 MRO 시장은 지속 성장해 2029년에는 약 88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MRO 시장 확대에 맞춰 국내 조선업체들의 관련 사업도 본격화되고 있다. 한화오션은 지난 8월 국내 조선업계 최초로 미국 해군 군수지원함 MRO 사업을 수주했다. 이번 수주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향후 미국 해군의 MRO 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활로를 개척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한화오션은 현재도 후속 MRO 사업을 위해 미국 해군과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HD현대중공업은 내년부터 MRO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HD현대중공업도 사전 준비를 통해 현재 미국 함정의 MRO 사업을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을 확보한 상황이다. 올해는 도크의 생산능력을 고려해 수주에 나서지 않았지만 내년부터는 사업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인해 MRO 사업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최근 윤석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MRO 분야에서 긴밀하게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도 “미국의 경제와 안보를 위한 일이기 때문에 적극 참여하겠다”며 화답했다. 업계 내에서는 트럼프 당선인이 직접 협력을 요청한 것에 의미가 있다고 보고 사업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보였다. 

단순히 MRO를 넘어 함정 건조까지 영역이 넓어질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도 “국내 조선업체들의 함정 건조 능력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극찬했는데 이는 함정 건조시장이 열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볼 수 있다. 

현재는 미국 존스법에 의해 걸림돌은 남아있는 상태다. 존스법은 군함을 비롯해 미국 내 항구를 오가는 선박들은 모두 미국에서 건조돼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국내 조선업체들의 미국 함정 건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태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이 직접 협력을 요청한 데다가 미국 내에서도 군함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존스법을 손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미국 해군은 2028년까지 함정 55척을 건조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어 국내 조선업계의 함정 시장 진출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미국 조선소의 노후화로 인해 군함 건조 경쟁력이 크게 떨어져 있는 상태”라며 “트럼프 당선인도 이를 인지하고 우리나라에 손을 먼저 내민 것으로 볼 수 있는데 국내 조선업체들에게는 확실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캐나다 잠수함 수주도 ‘정조준’

국내 조선업체들은 미국을 넘어 캐나다에서도 잠수함 수주에 나서면서 북미에서 방산 영향력 확대에 나섰다.

캐나다는 3000톤급 잠수함을 8~12척을 도입할 예정인데 국내에서는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도전장을 낸 상태다. 캐나다 잠수함 도입 사업은 20조 원에 달하는 규모로 양사 모두 이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캐나다 측에서도 국내 잠수함 건조 능력과 기술력에 높은 만족도를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0일에는 앵거스 탑시 캐나다 해군사령관이 직접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을 찾아 시설을 둘러보고 만족감을 표했다. 오는 12일에도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를 방문해 잠수함 건조 능력을 확인할 예정이다. 

캐나다 잠수함 사업자 선정은 이르면 2026년에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조선업체들은 기술력과 함께 기술 이전, 교육 프로그램, MRO 사업까지 제안해 수주 가능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또 다른 조선업계 관계자는 “미국과의 MRO 사업에서 신뢰도를 쌓고 함정 시장까지 진출한다면 캐나다 잠수함 수주 역시 힘을 받을 것”이라며 “북미에서 함정 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된다면 또 다른 지역으로도 함정 사업 진출의 길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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