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10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폭이 전달 증가폭을 크게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전방위적으로 대출규제를 펼치는 은행권의 대출 증가폭이 크게 줄어든 것과 달리 2금융권에서 대출 증가를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자들이 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 자금을 못 받게 되자, 대출규제가 덜한 2금융권으로 죄다 몰려가는 이른바 '풍선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해석된다.
11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10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전달 대비 6조 6000억원 증가해 전달 증가폭 5조 3000억원 대비 증가폭이 확대됐다.
10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폭이 전달 증가폭을 크게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전방위적으로 대출규제를 펼치는 은행권의 대출 증가폭이 크게 줄어든 것과 달리 2금융권에서 대출 증가를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자들이 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 자금을 못 받게 되자, 대출규제가 덜한 2금융권으로 죄다 몰려가는 이른바 '풍선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해석된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대출 상품별로 주담대가 5조 5000억원 증가해 전달 6조 8000억원 대비 증가폭이 축소됐는데, 은행권 주담대 증가폭도 전월 6조 1000억원 증가에서 3조 6000억원 증가로 크게 위축됐다.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총 1조 1000억원 증가했다. 은행권이 5000억원 감소에서 3000억원 증가로 전환했고, 2금융권도 1조원 감소에서 8000억원 증가로 전환했다.
업권별로 살펴보면 은행권 가계대출은 전월 5조 6000억원 증가에서 3조 9000억원 증가로 증가폭이 축소됐다.
정책성 대출의 증가폭은 전월 수준인 2조 1000억원 증가를 기록했다. 디딤돌·버팀목이 전달 3조 8000억원에서 4000억원 줄어든 3조 4000억원을 기록했고, 보금자리론은 1조 6000억원 감소에서 1조 3000억원 감소로 감소폭이 줄었다.
은행 자체 주담대는 1조 5000억원 증가로 전달 4조원 증가 대비 크게 줄었다. 은행권 자율관리 강화 등에 따라 자체 주담대 판매가 줄어든 까닭이다. 이에 일반대출이 4조 4000억원 증가에서 2조 9000억원 증가로 크게 줄었고, 집단대출도 3000억원 증가에서 7000억원 감소로 전환했다.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IPO 청약 수요 등 영향으로 5000억원 감소에서 3000억원 증가로 전환했다.
은행에서의 감소는 2금융권으로 대거 전이됐다. 2금융권 가계대출은 총 2조 7000억원 증가해 전달 3000억원 감소 대비 크게 증가 전환했다. 주담대가 7000억원 증가에서 1조 9000억원 증가로 대폭 늘었다. 1금융권에서 밀려난 집단대출 수요자들이 대거 2금융권의 문을 두드린 것으로 해석된다.
기타대출은 1조원 감소에서 8000억원 증가로 전환했는데, 카드론과 보험계약대출 위주로 증가했다. 업권별로는 상호금융권과 여전사가 각 9000억원 증가, 보험에서 5000억원 증가, 저축은행에서 4000억원 증가 등으로 나타났다.
한편 금융위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의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가졌다.
권대영 금융위 사무처장 주재로 열린 이날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9월 추석 상여금, 분기말 상각 영향 등을 감안하더라도, 10월 가계대출 증가세가 확대된 것에 대해서는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제2금융권에서 주담대를 중심으로 증가세가 확대된 점, 업권별 증가 양상이 상이하다는 점에서 가계부채 증가 추이를 보다 세밀하게 볼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참석자들은 "그간 자율관리 노력 강화에 따라 은행자체 주담대를 중심으로 가계대출 증가폭이 상당히 축소됐다"며 "가계부채 비율의 하향 안정화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남은 기간 동안에도 가계부채를 더욱 철저히 관리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권 사무처장은 "부동산 시장과 거시경제 안정을 위해 올해 남은기간 뿐만 아니라 당분간은 이러한 자율적인 관리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크다"며 "이러한 점에서 현재 은행권은 주간 단위로 볼 때에도 상당 부분 안정화 추세가 확인되고 있다"고 평했다.
다만 "연초 수립한 경영목표를 초과해 가계대출을 취급한 은행의 경우 반드시 경영목표를 준수할 수 있도록 관리에 만전을 기해주기를 바란다"며 연말까지 관리를 이어가 줄 것을 당부했다.
아울러 이날 회의에서는 2금융권 가계대출이 다시금 증가세로 전환된 점을 고려해 업권별 관리현황과 대응방안도 함께 논의했다. 업권별로 보험업권은 증가폭이 전월과 유사한 수준이나 긴급 생활자금 성격의 보험계약대출 위주로 증가했다. 여전업권은 카드론, 저축은행업권은 신용대출 위주로 각각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특히 상호금융업권의 경우, 은행권 자율관리 강화에 따라 이탈된 대출수요를 흡수하면서 주담대를 중심으로 증가세가 큰 폭으로 확대됐다. 이에 각 중앙회에서 자체적 리스크 관리 강화 방안을 마련하고, 개별 조합·금고에 대해서도 관리기조에 동참할 것을 촉구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이번 가계대출 증가세 대응 차원에서 올해 남은 기간 제2금융권에 대해 가계부채 관리계획을 마련토록 할 계획이다. 아울러 향후 금감원은 가계부채 증가세가 두드러진 업권 및 금융회사 등을 대상으로 실제 2단계 스트레스 DSR이 제대로 실행되고 있는지,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등이 잘 준수되고 있는지 등 가계대출 전반의 취급 실태를 점검할 계획이다.
권대영 사무처장은 "최근들어 보험계약대출이나 카드론 등 서민·취약계층의 급전수요와 관련된 대출이 증가하고 있어, 이러한 자금수요에 대해서는 보다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가계대출을 확고하고 엄격하게 관리하되, 그 과정에서 서민·취약계층에 과도한 자금애로가 발생하지 않도록 균형감 있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