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토트넘 홋스퍼가 승격팀이자 이전까지 단 1승도 못 올렸던 입스위치에 패한 충격의 여파가 크다. 팬들은 분노했고, 감독은 자책을 했다. 캡틴 손흥민은 선수들을 대표해서 팬들에게 사과했다.
토트넘은 지난 11일 새벽(이하 한국시간)에 끝난 2024-202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1라운드 입스위치와 홈 경기에서 1-2로 졌다.
이변이었다. 올 시즌 승격한 입스위치는 이전 10라운드까지 5무5패로 한 번도 못 이기고 있었다. 이런 팀을 상대로 토트넘이 승리는커녕 승점 1도 못 얻고 첫 승의 제물이 됐다. 앞서 9라운드에서도 토트넘은 시즌 무승에 시달리던 하위권 크리스탈 팰리스에 0-1로 패해 고개를 떨군 바 있다.
손흥민이 풀타임을 뛴 가운데 토트넘이 승격팀 입스위치에 패하며 첫 승의 제물이 됐다. /사진=토트넘 홋스퍼 SNS
입스위치를 이겼다면 토트넘은 단번에 리그 순위를 3위로 끌어올릴 수 있었다. 하지만 패하면서 승점 16(5승1무5패)에 머물렀고 10위로 떨어졌다. 강등권에서 놀던 입스위치는 첫 승점 3점을 얻으며 17위(승점 8)로 올라서 강등권에서 탈출했다.
안방에서 충격적인 패배를 지켜본 토트넘 팬들은 야유를 보냈다. 이에 안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내 책임이다. 이번 시즌 겪고 있는 토트넘의 들쑥날쑥한 경기력은 나의 잘못이다. 내가 접근을 잘못했다. 고쳐야 하는 부분"이라고 자책하면서 "선수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 프리미어리그에서 이런 식으로 경기를 하면 안 된다. 다른 팀들과 순위 격차를 줄일 수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주장이기도 하고 평소 팀에 대한 책임감이 남다른 손흥민도 마음이 편할 리 없었다. 직접 팬들에게 사과했다.
풋볼런던 등 현지 매체들은 입스위치전 후 손흥민이 팬들에게 사과한 내용을 전했다.
손흥민은 "매우 실망스러운 결과였다. 우리의 경기력은 더 좋아져야 한다"면서 "상대가 두 골을 넣거나 선제골을 넣기 전에 우리에게 골을 넣고 앞서 나갈 수 있는 기회가 몇 차례 있었다. 우리는 그렇게 하지 못했고, 두 골을 내줬다. 우리가 홈에서 페널티박스를 지키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기 때문에 이는 매우 고통스러운 일"이라며 경기 초반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끌려간 끝에 패한 점을 무척 아쉬워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모두 큰 책임감을 가져야 하고, 결과에 대해 죄송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팬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손흥민이 토트넘의 입스위치전 충격적인 패배에 대해 팬들에게 사과했다. /사진=토트넘 홋스퍼 SNS
손흥민은 이날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뛰었다. 허벅지 부상에서 회복해 복귀한 후 앞선 두 경기에서는 각각 56분, 45분만 뛰었던 손흥민은 이날은 팀이 계속 끌려가는 바람에 끝까지 그라운드를 지켰다. 날카로운 슛을 쏘기도 했지만 상대 골키퍼 선방에 걸리고, 두 차례 결정적인 패스를 동료들이 골로 연결하지 못하는 아쉬운 장면이 잇따랐다. 손흥민은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했으나 공격진 가운데 그나마 안정적인 활약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손흥민은 다음 경기를 기약했다. 손흥민은 "우리는 정말 더 강한 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입스위치와 경기할 때도 (4-1로 대승을 거뒀던 10라운드) 아스톤 빌라 같은 팀을 상대하듯 강하게 나서야 한다"면서 "모두들 우리가 이길 거라고 생각했지만 축구는 결코 그냥 이길 수는 없다. 반드시 열심히 노력해야 하고, 우리는 자신을 더 믿어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더 훈련해야 한다. (A매치 휴식기가 끝나고) 돌아왔을 때 팀이 더 강해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프리미어리그는 열흘 이상의 A매치 휴식기를 갖고 다음주 주말 재개된다. 토트넘의 다음 경기는 24일(일) 새벽에 열리는 맨체스터 시티전이다.
맨시티도 최근 팀 분위기가 최악이다. 공식전 4경기 연속 패배로 최강팀의 위상이 크게 흔들렸다. 맨시티의 4연패 출발이 된 경기가 지난달 31일 리그컵(카라바오컵) 16강전이었고, 그 상대가 바로 토트넘이었다. 당시 토트넘은 손흥민이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맨시티를 2-1로 꺾었다. 토트넘과 맨시티는 모두 반등이 필요한 시점에서 다시 맞붙게 됐다.
한편, 손흥민은 12일 대표팀에 합류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대표팀은 14일 쿠웨이트, 19일 팔레스타인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5, 6차전을 치른다. 지난 10월 A매치 때 부상으로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던 손흥민은 대표팀에 복귀했다. 여전히 부상 재발 위험이 있는 손흥민은 출전 시간 등에서 관리를 받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펜=석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