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진현우 기자]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 재판 생중계 여부를 놓고 여야는 12일 여론전을 이어갔다.
사흘 앞으로 다가온 이 대표에 대한 재판부의 선고가 생중계될 경우 유·무죄 여부에 따라 정치권에 파장이 클 수밖에 없는 만큼 여야는 화력을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대표 재판 생중계의 당위성을 강조하는 한편, '이재명 민주당의 사법방해저지 긴급대책회의'를 열어 재판부에 이 대표 재판 생중계를 촉구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사진 오른쪽)와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1월 12일 국회에서 열린 당 '이재명 민주당의 사법방해저지 긴급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4.11.12./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대한민국 국력과 에너지가 이런 데 소비되는 것을 국민이 바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민주당을 향해 "민생을 위해 풀어야 할 숙제가 태산이다. 공당으로 자기 위치를 직시하라"며 "정말 대표 재판이 궁금하면 국민과 함께 생중계로 보라"고 거들었다.
반면 민주당은 이 대표에게 대한 모욕주기라며 여당이 주장하는 재판 생중계에 완강한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KBS라디오 '전격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해 "민주당 입장에서는 윤 대통령의 대선 경쟁자를 상대로 한 정치보복이자 정치 탄압적인 수사였다"며 "사안도 매우 경미한데, 피고인에 대한 명예훼손이자 모욕적인 행태"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월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백현동·위례신도시 개발비리 및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사건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4.11.12./사진=연합뉴스
재판 당사자인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33부(김동현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되는 '대장동 대장동·백현동·위례신도시 개발 특혜 의혹' 사건 재판에 출석해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 선고 생중계 여부에 관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대법원 규칙에 따르면 공공의 이익이 인정되는 경우 피고인의 동의가 없어도 재판의 생중계가 가능하다. 지금까지 1심 선고가 생중계된 경우 지난 2018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및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수수·공천개입 사건, 이명박 전 대통령의 다스 자금 횡령·수수 사건 등 모두 세 차례에 불과하다.
민주당 측 법사위 관계자는 미디어펜의 질의에 "생중계 요구는 정략적 요구"라며 "사법부의 독립을 침해하는 요구"라고 답했다. 또 다른 민주당 측 법사위 관계자도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판결문은 마지막 순간에 쓰는 것"이라며 "재판장이 선고할 때까지 존중을 해줘야 한다"고 생중계 요구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을 드러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사진 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11월 12일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4.11.12./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반면, 곽규택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JTBC '장르만 여의도' 프로그램에 출연해 "본인도 장외투쟁을 이끌 만큼 지금 재판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라며 "선고 모습을 생중계하는 것에 대해서 본인이 반대할 필요는 없지 않는가"라고 반문했다.
이런 가운데, 이 대표가 연루된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 재판을 담당하는 수원지방법원 형사11부(신진우 부장판사)는 이날 시민단체 등에서 요구한 생중계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이날 열린 3차 공판준비기일에서 "지금은 준비절차라 생중계가 큰 의미가 없다"며 "곧 공판기일에 들어가기 때문에 (생중계를) 고려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미디어펜=진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