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지난 8월 ‘블랙 먼데이’ 이후 또다시 코스피 지수가 2500선 아래로 떨어졌다. 트럼프 리스크에 외국인 이탈이 가속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서는 이 같은 흐름이 단기 급락 아닌 점진적 하락장이 전개되는 모습이라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 8월 ‘블랙 먼데이’ 이후 또다시 코스피 지수가 2500선 아래로 떨어졌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장보다 14.30포인트(0.58%) 내린 2,468.27로 출발해 하락폭을 키우고 있다. 오전 10시 54분 기준 코스피는 전장보다 30.23포인트(1.22%) 내린 2452.34를 나타내는 중이다.
투자자별로는 외국인이 2892억원어치를 팔아 치우며 지수 하락을 이끌고 있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2532억원, 283억원어치씩을 사들이고 있다.
이처럼 최근 코스피의 하락 요인 중 하나로는 외국인의 이탈이 꼽힌다. 관세 폭탄과 원달러환율 상승에 따른 환손실 우려가 커지면서 외국인들은 국내 증시에서 짐을 싸고 있다.
우지연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일 코스피는 2% 가량 하락하며 2482.57을 기록했다”면서 “국내 펀더멘털(기초체력) 부진과 트럼프 관세 정책 우려 잔존속 원·달러 환율이 2년래 최고치를 기록하며 외인과 기관의 자금 이탈이 지속된 것이 주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지수가 ‘블랙 먼데이’로 불렸던 지난 8월 5일과 비슷한 저점 수준에 도달했지만, 반등 강도와 지수 향방이 그때와는 다를 것이라는 점이다.
우 연구원은 “지난 8월 초 코스피 급락은 미국의 고용쇼크로 인한 경기 침체 공포와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가 배경”이라며 “여기에 인공지능(AI) 버블 붕괴 우려까지 부각되며 미 증시가 기술주 중심으로 하락하며 코스피 역시 8% 이상 급락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번 사례는 코스피의 단기 급락이 아닌 점진적인 하락장 전개로 볼 수 있다”면서 “하락 요인도 상대적인 펀더멘털 부진에 따른 한국 증시의 디메리트 심화에 따른 것”이라고 진단했다.
당분간 코스피 지수가 기술적 반등 이후 박스권 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게 우 연구원의 예상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이번 하락은 트럼프 발 무역 분쟁 우려, 취약한 한국 펀더멘털, 중국 부양책 실망감이 동시 다발적으로 유입되며 코스피 레벨다운을 야기했다”면서 “미국에 국한된 증시 호재로 글로벌 자금이 미국에만 쏠렸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이어 “반면 피해국가로 평가되는 한국에서는 외국인 수급 이탈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트럼프 정책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정점을 지나는 가운데 향후 주목할 부분은 매크로 환경이 투자심리를 진정시켜줄 수 있을지 여부”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오는 13·14일(현지시간) 발표되는 미국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 결과가 관전 포인트”라며 “예상치 하회 시 과도한 통화정책 우려가 완화되면서 채권금리·달러화 안정의 트리거 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