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진현우 기자]수사 범위를 축소하고 대법원장에 특별검사(특검) 후보 추천 권한을 넘긴 김건희 여사 특검법 수정안이 14일 국회를 통과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특검법을 놓고 "이재명 대표 1심 판결을 두고 일어나는 여러 폭주 중 하나"라고 비판하며 표결에 불참했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고 재석의원 191명 전원의 찬성으로 김 여사 특검법(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주가조작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수정안을 통과시켰다. 이날 표결에는 민주당·조국혁신당·개혁신당·진보당·사회민주당 등 야6당이 참여했고 국민의힘 의원들은 표결 전 퇴장했다.
11월 14일 진행된 국회 본회의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법이 야당 단독으로 처리되고 있다. 여당 의원들은 표결에 불참했다. 2024.11.14./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수정안은 수사 범위를 기존 명품가방 수수 의혹 등 13개 의혹에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명태균 씨 공천개입 의혹 등으로만 국한했다. 이와 함께 제삼자인 대볍원장이 4명의 특검 후보자를 국회에 추천하고 이 중 대통령이 소속되지 않은 교섭단체와 비교섭단체가 각각 1명씩, 총 2명을 대통령에게 추천한 후 대통령이 1명을 특별검사로 임명하도록 했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제안설명을 통해 "국민은 지금 특검법의 통과를 압도적으로 원하고 있다"며 "민의의 전당인 국회가 민심을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반대토론에 나선 주진우 의원은 민주당이 특검법의 수사 범위를 줄인 것을 두고 "민주당이 주장한 의혹들이 가짜이고 엉터리 법안이었다는 것을 명확히 드러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주 의원은 "내일(15일)은 이재명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판결을 받는다"며 "이 대표 방탄용으로 특검을 추진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법안은 합헌성을 유지하고 정합성 있는 체계를 갖추기 위해 상임위에서 심도있는 논의를 거쳐야 한다"며 "국회의원은 대의기관으로서 야당뿐만 아니라 여당을 지지하는 국민들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주 의원의 반대토론이 끝나자마자 일제히 의석에서 일어나서 집단 퇴장했다. 앞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본회의 전 열린 의원총회에서 표결에 불참하기로 결정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 대표의 1심 판결을 앞두고 일어나는 여러 폭주 중 하나"라며 "민주당은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날치기 강행처리한 법안을 본회의 직전 허겁지겁 뜯어 고쳐 본회의에 올렸다. 최악의 졸속 입법이자 여당의 분열을 획책하는 꼼수 악법"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토론에 나선 야당 의원들은 김 여사 특검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추미애 민주당 의원은 "권력을 남용해서 자기 자신과 배우자의 범죄를 감추기 위해 특검을 계속해서 거부하는 등 범죄 공동체가 되어버렸다"며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은 이석한다고 해서 그 책임이 면해지는 것은 아니다. (여당 의원) 여러분은 귀로 듣기를 거부하지만 양심이 있다면 진실을 밝히는 데 함께 했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11월 14일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주가조작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대안)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의석을 떠나고 있다. 2024.11.14./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도 "이제 정부·여당의 억지 말고는 특검법에서 더 다투어야 하는 어떠한 법리적 쟁점도 없다"며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총선부터 국민 눈높이를 명분 삼아 대통령과 대립하는 듯한 약속 대련을 연출하더니 결국 검찰 상관이었던 대통령의 서슬에 꼬리를 내렸다"고 꼬집었다.
21대·22대 국회를 통틀어 세 번째로 발의된 김 여사 특검법이 이날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윤 대통령은 재의요구권(거부권)을 사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7일 대국민담화에서 김 여사 특검법을 놓고 "사법 작용이 아닌 정치 선동"이라며 "대통령과 여당이 반대하는 특검을 임명한다는 것 자체가 헌법에 반하는 발상"이라고 반발한 바 있다.
[미디어펜=진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