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인혁 기자]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법원으로부터 1심에서 의원직 상실형을 선고받음에 따라 여야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국민의힘은 국면전환은 물론 단일대오를 강화할 계기가 마련됐다는 입장인 반면 민주당은 위기를 타개할 돌파구 찾기에 급급한 모습이다.
서울중앙지법은 형사34부(한성진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는 이 대표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대표가 고 김문기씨의 존재를 인지하지 못했다고 발언한 것과 성남 백현동 식품연구원 부지의 용도변경 특혜 의혹에 대해 국토부로부터 협박을 받았다고 주장한 것이 대선에서 당선되기 위해 허위사실을 공표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 대표의 1심 선고가 향후 대법원 판결까지 유지된다면 이 대표는 공직선거법에 따라 국회의원 직을 상실하고 10년간 피선거권이 제한된다. 민주당의 유력 대권주자인 이 대표의 대선 출마가 불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관련 1심 선고 공판을 마친 뒤 법원 청사를 나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더불어 민주당의 ‘존폐’도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에 달려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민주당은 지난 대선 당시 선거비용 약 400억원을 국고로 보전 받았다. 만약 이 대표의 형이 확정된다면 민주당은 보전 받은 비용을 반환해야 해 재정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계기로 단일대오를 강화할 수 있게 됐다. 당내 주요 갈등 요인이던 김건희 여사 리스크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고, 이 대표 사법리스크가 부상함에 따라 국면전환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 영향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이 대표의 1심 선고에 대해 “(민주당의) 판사 겁박 무력시위에도 불구하고 법에 따른 판단을 한 사법부의 결정을 존중하고 경의를 표한다. 국민의힘이 국민과 함께 사법부의 독립과 공정에 대한 의지를 지키겠다”면서 이 대표 사법리스크에 국민의힘이 ‘원팀’으로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친윤계인 추경호 원내대표도 “민주당은 이 대표의 방탄을 위한 시위와 선동정치를 중단하고 비겁한 거짓말에 사죄하기 바란다”면서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거듭 부각했다.
민주당은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본격화되면서 비상 상황에 처하게 됐다. 이에 민주당은 이날 오후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하고 돌파구 마련에 들어갔다.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사법부의 판단을 부정함과 동시에 윤 대통령 탄핵 공세를 강화할 것으로 여겨진다.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정치보복과 사법살인이라는 점을 부각하는 것이 위기를 돌파할 유일한 해법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실제 이재명 대표는 법원을 나오면서 “현실의 법정은 두 번 더 남아있고 민심과 역사의 법정은 영원하다. 항소하게 될 것이다. 기본적인 사실인정부터 도저히 수긍하기 어려운 결론이다”면서 사법부의 판단을 부정했다.
조승래 수석대변인도 국회 브리핑을 통해 “오늘 1심 판결은 명백한 정치 판결이다. 검찰이 시작한 윤석열 정권의 대선 후보 죽이기, 정적 말살 시도에 판결로 화답한 것이다”라며 비판했다.
이에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미디어펜과 통화에서 “벼랑 끝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 대표가 1심에서 의원직 상실형을 받음에 따라 국면전환뿐만 아니라 당내 단합을 도모할 호재를 만나게 됐다고 봐야 한다. 반면 민주당은 상당히 난처한 상황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5일 위증교사 혐의에 대한 1심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 민주당 또한 이 대표를 중심으로 결집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위증교사 혐의도 의원직 상실형이 나올 경우 여론이 흔들릴 수밖에 없고, 그때부터는 당에서도 ‘포스트 이재명’이 필요하다며 설왕설래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라면서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본격화되면서 민주당이 대형 악재를 맞이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