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준모 기자]국내 방산업계가 수출 확대에 나서면서 영토를 넓혀가고 있는 가운데 오너들도 기여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경영에 직접 참여하기로 했으며, 정기선 HD현대 부회장도 수석부회장에 오르면서 방산 확대를 위한 경영에 나섰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오너들의 직접 경영 행보가 힘이 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회장에 위촉됐다./사진=한화그룹 제공
18일 업계에 따르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최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회장에 위촉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그룹 내 방산 부문에서는 한화시스템 회장직만 맡고 있었으나 방산 부문이 커지면서 직접 경영 전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번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김 회장의 인맥을 활용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 회장은 지난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의 첫 번째 취임식에 초대받을 정도로 미국 내에서 탄탄한 인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회장은 이런 미국 인맥을 활용해 방산 수출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내년 1월에 다시 취임하게 되면 국방 예산을 늘리면서 국내 방산업계의 수출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 자주포 자동화 성능 개량을 통해 미국 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김 회장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회장직에 오른 직후 사업장을 찾아 직접 경영을 챙기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지난 14일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보은사업장을 찾아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보은사업장은 1990년대부터 탄약 생산을 시작해 다양한 유도무기까지 생산하고 있는 핵심 사업장이다. 지난 5월에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사업장을 찾아 방산 부문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HD현대에서는 오너일가 정기선 수석부회장이 나선다. 지난해 부회장으로 승진했는데 최근 수석부회장에 오르면서 그룹 경영 전반을 맡게 됐다.
특히 정 수석부회장은 방산 부문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당선인이 국내 조선업계와의 방산 협력을 주문한 만큼 직접 챙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트럼프 당선인은 최근 윤석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한국의 세계적인 군함 건조 능력을 잘 알고 있으며, MRO(유지·보수·정비) 분야에서도 긴밀하게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구체적 논의가 이뤄지길 원한다”고 말한 바 있다.
현재까지 HD현대는 미국과의 MRO 사업 수주 성과는 없지만 HD현대중공업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MRO 사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정 수석부회장도 지난 4월 미국을 방문해 MRO 사업 협력을 추진했는데 앞으로도 MRO 사업은 물론 함정 건조까지 추진할 방침이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후보가 당선된 이후 국내 방산업체들에게도 미국 시장 진출이라는 새로운 기회가 생길 것으로 기대된다”며 “미국의 움직임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오너일가들이 경영에 직접 나서면서 사업 확대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구본상 LIG그룹 회장도 LIG넥스원의 수출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LIG넥스원은 UAE,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에 대규모 수출을 통해 위상을 높이고 있다. 지난 2022년 UAE와 2조6000억 원 규모의 천궁-Ⅱ 수출에 이어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 4조3000억 원, 올해 이라크 3조7000억 원을 계약했는데 구 회장이 직접 계약 협상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구 회장은 LIG넥스원이 중동을 비롯한 주요 국가와 수출 협상을 진행할 때마다 직접 방문하고 임직원을 격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LIG넥스원은 미국 수출도 추진 중인데 구 회장이 직접 계약을 챙길 것으로 예상된다. LIG넥스원은 70㎜ 유도로켓 ‘비궁’을 미국에 수출한다는 계획이다.
또 다른 방산업계 관계자는 “오너들이 직접 방산 부문을 챙긴다는 것은 그만큼 회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다는 의미”라며 “직원들도 오너들의 지원에 수출 확대 등 사업 확장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