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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위기는 음모론"…롯데그룹 '루머' 법적 대응 나선다

2024-11-19 15:25 | 이미미 기자 | buzacat59@mediapen.com
[미디어펜=이미미 기자] 국내 굴지의 대기업 롯데그룹이 지속적으로 근거 없는 지라시(증권가 정보지)에 시달리면서 관련 계열사 주가가 요동치자, 특정 외부세력의 기업 흔들기가 아니냐는 음모론이 제기됐다. 롯데 측은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한 만큼 강경한 법적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외관 전경/사진=롯데지주 제공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일각에서는 롯데그룹이 알짜 계열사를 노리는 사모펀드의 타깃이 된 것 아니냐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최근 몇 년 유포된 지라시 내용들이 상당 부분 사실과 달랐던 만큼, 누군가 ‘의도’를 가지고 흠집내기를 한다는 관측이다.   

지난해 말 ‘1군 건설사의 부도 임박’이란 지라시가 돌면서 건설사들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과 함께 해당 건설사로 롯데건설 등이 언급했다. 롯데건설은 즉시 해명자료를 배포해 PF우발채무 해소방안이 마련돼 충분한 유동성이 확보된 상태라고 반박했다.

이번에 ‘롯데그룹 공중분해 위기’라는 제목으로 유포된 지라시 역시 상당 부분 사실과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지라시에는 롯데가 유동성 문제로 다음 달 채무불이행(모라토리엄)을 선언할 수 있고, 유통 계열사를 중심으로 임직원 절반 이상을 감원할 것이란 내용이 담겼다. 
롯데그룹은 공시를 통해 ‘사실무근’이라고 밝히고 루머 생성·유포자에 대한 특정 및 적용할 수 있는 혐의 등 법적조치 검토에 나섰다.

주목할 만한 점은 앞서 지라시들에 언급된 롯데그룹 계열사 중 ‘식품군’은 빠져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18일, 지라시 여파에 롯데지주 종가는 2만550원으로 전 거래일 대비 6.59% 떨어졌다. 함께 언급된 롯데쇼핑과 롯데케미칼의 역시 각각 5만8000원(6.60%), 6만5900원(10.22%)으로 하락 마감했다. 반면 롯데칠성음료는 전 거래일 대비  4.41% 상승했고, 19일 오후 2시58분 현재도 1.98% 오른 11만8100원에 거래 중이다. 롯데웰푸드도 2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롯데그룹은 기존 주력인 유통군이 고전하면서 ‘롯데칠성음료’나 ‘롯데웰푸드’ 등 식품군이 성장 가능성 높은 핵심 계열사로 부상했다. 이들 회사는 롯데웰푸드 영등포공장 부지, 롯데칠성음료 서초동 부지 등 부동산 자산도 보유하고 있다. 롯데지주의 주요 종속회사이기도 하다. 

롯데지주 주가에 변동을 만들어 경영권을 공격하고, 궁극적으로는 알짜 계열사인 롯데칠성음료과 롯데웰푸드에 지배력을 행사하려는 것 아니냐는 게 음모론의 주된 내용이다.  

롯데 계열사 관계자는 “케미컬이나 면세점 등 일부 사업이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긴 하지만 비단 롯데뿐만이 아니라 같은 업계 다른 기업들도 어렵긴 매한가지”라며 “롯데그룹이 보유한 자금이나 자산이 충분한데, 위기를 부풀려 ‘아니면 말고’ 식으로 루머를 유포하는 데는 고의성이 있을 수도 있다고 본다. 이번 기회에 루머의 진원지를 찾아 확실하게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재계에서는 이른바 ‘기업 사냥꾼’으로도 불리는 행동주의펀드(activist fund)에 주목하고 있다. KT&G는 지난 8일 싱가포르계 사모펀드 플래쉬라이트캐피탈 파트너스(FCP)의 KGC인삼공사 인수 제안에 대해 거부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KT&G는 입장문에서 “FCP는 보도자료를 통해 당사가 인삼공사의 가치를 1조2000억 원에서 1조3000억 원으로 보고 있다고 주장했으나, 이는 일부 애널리스트들의 평가를 인용한 것일 뿐, 사실이 아니다”라며 FCP 측의 일방적인 인수 의사 발표와 금액에 대해 지적했다. 


[미디어펜=이미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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