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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vs어머니 "누구 성(姓) 따르나" 중국 가정분쟁 속출

2015-10-05 14:52 | 문상진 기자 | mediapen@mediapen.com

[미디어펜=문상진기자] 중국에서 엄마 성을 따르는 아이가 늘면서 가정 분쟁이 잇따르고 있다.

중국 정부가 부부 가운데 한 명이라도 독자라면 두 자녀까지 낳을 수 있도록 하는 '단독 두자녀 정책' 시행 이후 엄마 성을 따르는 아이가 늘고 있다고 중국 신화망을 인용해 5일 연합뉴스는 보도했다.

가정마다 아이가 태어날 경우 전통적으로 아버지 성을 따르던 것이 지난 2013년부터 시작된 ‘단독 두 자녀 정책’ 시행 이후 둘째 자녀에 대해서는 어머니 성을 붙여주는 추세로 변화하고 있다

   
▲중국에서 엄마 성을 따르는 아이가 늘면서 가정 분쟁이 잇따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TV 방송화면

지난 수십년간 강력한 '한 자녀 정책'으로 인해 집집마다 외동자식을 두다보니 아내 집안에서 가문의 성(姓)을 이어갈 수 없는데 따른 반작용이 생겨나는 셈이다.

그러나 남편 측 집안에서 이에 제동을 걸고 나서는 경우가 많아 갈등의 원인으로 작용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자녀 출생신고 시 원칙적으로 아버지 성씨를 따르도록 하는 한국과 달리 중국에서는 부모가 상의해 원하는 성씨를 신고할 수 있다.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에 사는 왕(王)모(여)씨는 작년 결혼생활 5년째를 맞아 남편과 상의해 둘째 자녀를 갖기로 합의했으나 지금까지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둘째 자녀 계획을 양가에 전하자 친정 부모가 왕씨 성을 따르도록 요구하고 나섰고 시댁에서 이를 거부한 탓이다.

왕씨는 "내가 외동딸이기 때문에 친정 아버지가 후손을 이어갔으면 하는 바람을 잘 안다"면서 "시부모 고충도 있어서 양가 모두 상처받지 않고 원만히 해결되고 아이 성장에도 영향을 안 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작년 10월 저장성 닝보(寧波) 장베이(江北)법원은 두 자녀 성씨 문제로 인한 이혼 소송을 다뤘다.

부인 쑤(蘇)씨는 둘째 자녀를 낳기 전 자신의 성을 붙여주기로 남편과 합의했으나 막상 아들이 태어나자 남편 측 집안에서 반대했다.

첫째가 딸이었기 때문에 아들로 가문을 잇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당초 약속에 따르라는 법원 조정안을 양 측이 받아들이면서 이혼까지 가지 않았으나 사돈 간에 풍파를 남겼다.

둘째 자녀가 어머니 성을 따를 경우 혼란을 피하고자 '외할아버지·외할머니'를 '할아버지·할머니'로 부르는 가정도 적잖다.

하지만 이 방식도 문제가 있다.

왕씨는 "자식이 자라서 외조부모라 부르지 않는 이유를 물으면 설명할 방법이 없고 형제자매의 성씨가 왜 다른지도 설명하기 어렵다"며 "더 나아가 양가 부모가 자신의 성을 딴 자녀를 편애할까 걱정된다"며 고충을 털어놨다.

결혼 전문가 링(凌)씨는 "둘째 자녀의 성씨 문제로 가정의 화목이 깨진다면 자녀 성장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면서 "결혼 전이나 둘째를 갖기 전 부부와 양쪽 부모가 충분히 상의하는게 최선책"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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