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인공지능(AI) 칩 선두주자 엔비디아가 지난밤 3분기(8~10월)실적을 발표했다.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에도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약세를 나타냈다. 시장의 눈높이가 너무 높아진 영향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엔비디아가 3분기 깜짝 실적을 발표했지만, 주가는 약세를 나타냈다. 시장의 눈높이가 높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사진=엔비디아 제공
20일(현지 시간) 장 마감 직후 엔비디아는 지난 3분기 매출 351억8000만달러(49조1190억원), 주당순이익(EPS)도 0.81달러(1134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각각 시장 기대치인 331억6000만달러, 0.75달러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94% 증가했고, 순이익 역시 같은 기간(92억4000만달러) 대비 106% 급증한 193억달러로 집계됐다.
이 같은 호실적은 지속적인 AI 열풍의 효과인 것으로 여겨진다. 실제 AI 칩을 포함하는 데이터 센터 부문 매출은 308억달러로, 시장 예상치 288억2000만달러를 웃돌았다. 이중 31억달러는 네트워킹 부품 판매로 인한 것이라고 엔비디아는 설명했다.
이날 실적 발표 자리에서 기자들은 블랙웰 출시 시기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문했다. 실적 발표에 앞서 블랙웰은 가장 민감한 사안으로 여겨졌다.
엔비디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신 AI 칩인 블랙웰의 본격적인 생산 및 출하는 이번 4분기부터 시작하며, 내년에 점진적으로 확대될 예정”이라며 “2026 회계연도까지 수요가 공급을 훨씬 앞지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지난 3월 블랙웰을 처음 공개하며 올해 2분기에 출시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설계상 결함 등이 발견되며 출시가 지연돼 왔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도 “AI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엔비디아 컴퓨팅으로의 전환이 가속하고 있다”면서 “(H100과 H200 칩 등) 호퍼에 대한 수요와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간 블랙웰에 대한 기대는 놀랍다”고 말했다.
이날 뉴욕 증시 정규장에서 0.76% 내린 145.89로 장을 끝마친 엔비디아 주가는 실적 발표 이후 시간 외 거래에서도 약세를 나타냈다. 시간 외 거래에서는 2.53% 하락한 142.20을 나타냈다.
업계에서는 엔비디아의 호실적에도 주가가 하락한 이유로 시장의 높은 눈높이를 꼽았다. 실적 증가폭이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다. 엔비디아의 3분기 매출 증가율(94%)은 과거 분기 262%씩 성장했던 것과 비교하면 둔화세로 볼 수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 실적은 차주까지도 국내외 반도체, AI주 주가 전반에 걸쳐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벤트가 될 전망”이라며 “국내 증시에서는 삼성전자의 주가 및 수급 변화에 시장의 관심이 모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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