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지난달 카드론 잔액이 42조원을 넘기면서 또 다시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주문에 시중은행들이 금리를 인상하고 한도를 줄이는 등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대출수요가 2금융권으로 옮겨가는 풍선효과와 경기 악화로 인한 불황형 대출이 증가한 영향이다.
21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9개 카드사(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카드)의 10월 말 카드론 잔액은 42조220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9월 말(41조6869억원)보다 약 5332억원 증가한 것으로, 역대 최다였던 8월 말(41조8310억원)을 넘어선 수치다.
올해 들어 카드론 잔액은 1월에 전월 대비 4507억원 증가한 데 이어 2월 2000억원, 3월 78억원, 4월 4823억원, 5월 5542억원, 6월 1000억원, 7월 6206억원, 8월 6044억원 늘어나는 등 증가세가 계속돼왔다.
9월에는 잔액이 소폭 감소했으나, 한 달 만에 다시 증가세로 전환했다.
9월 카드론 잔액이 감소한 것은 롯데카드, 우리카드, 현대카드 등 카드론 영업을 확대하던 일부 카드사에 대해 리스크 관리 계획을 제출하도록 하는 등 제동을 건 것이 일부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또 통상 분기 말 부실채권을 정리하는 업계 특성상 상각 효과가 나타나며 잔액이 줄었다.
대환대출과 결제성 리볼빙 이월잔액, 현금서비스 잔액 등도 전월과 비슷하거나 소폭 증가했다.
카드론을 갚지 못해 카드론을 빌린 카드사에 다시 대출받는 대환대출 잔액은 1조6555억원으로 9월 말(1조6254억원)보다 301억원, 현금서비스 잔액은 6조8355억원으로 전월(6조6669억원)보다 1686억원가량 늘었다.
결제성 리볼빙 이월잔액은 7조1058억원으로 전월(7조1427억원)보다 소폭 줄었다.
이처럼 카드대출 잔액이 늘면서 불량고객 증가에 따른 연체율 악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카드론은 시중은행보다 상대적으로 쉽고 빠르게 돈을 빌릴 수 있지만 평균금리가 연 10%대로 높아 서민들의 급전 창구로 통한다. 또 카드론 이용자 중에는 중저신용자 또는 다중채무자가 많아 부실 위험이 높다.
실제 지난 8월 말 기준 카드대출 연체액은 1조3720억원으로 연체율은 3.1%에 달했다. 이 또한 ‘카드사태’가 일어났던 2003년(6조600억원)과 2004년(1조9880억원)을 제외하면 가장 큰 규모다.
NH농협카드를 제외한 8개 전업 카드사의 지난달 말 기준 카드론 평균금리는 연 14.44%로 지난달 대비 0.13%포인트 올랐다. 우리카드가 15.39%로 가장 높았고, 롯데카드 14.93%, 삼성카드 14.79%, 현대카드 14.48% 등 순이었다.
다만 카드사들은 이번 카드론 잔액 증가는 풍선효과 영향으로 연체율 악화 요인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시중은행의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한도가 부족한 차주가 카드론으로 몰린 영향으로 리스크가 높지 않은 차주들이 많아서 연체율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