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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안 나왔지만 野, 거리두기...여론 한계 느끼나

2024-11-21 17:05 | 진현우 기자 | hwjin@mediapen.com
[미디어펜=진현우 기자]조국혁신당이 탄핵소추안 초안을 발표했지만 야권 내 반응이 즉각적이지 않다. 생각보다 달아오르지 않은 시민의 탄핵 여론과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영향이 미친 것으로 보인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조국혁신당이 지난 20일 7개 항목·15개 세부 사유를 근거로 들며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초안을 공개했다. 

조국혁신당은 구체적으로 △공익실현의무 위배(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불기소 관여 행위,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변경 특혜, 김건희 여사 명품가방 수수, 대통령 집무실 관저 신축 비리) △헌법 준수·수호 의무 위배(대통령의 거부권 남용, 채상병 사망사건에 대한 축소수사 외압 및 은폐 시도, 세관 마약 수사 외압 직권 남용) △정치적 중립의무·대의민주주의·정당의 자유 위배(대통령의 당무개입, 명태균 국정농단 게이트) △법치주의 위배(국회의 입법권을 침해하는 시행령 통치) △헌법 전문 등 위배(대한민국임시정부 법통의 부정과 뉴라이트 인사 임명, 강제동원 제3자 변제안 및 위안부 문제 등 대일 굴종 외교) △생명권 보장 조항 위배(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 이태원 참사) △언론의 자유침해 등을 탄핵 사유로 내세웠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사진 왼쪽에서 두 번째)와 당 소속 의원들이 지난 11월 20일 서울 광화문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서 대통령 윤석열 탄핵소추안 초안 공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조국혁신당 제공


이에 대해 민주당 지도부는 선을 긋는 모습이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프로그램에 출연해 "당 안팎에서는 퇴진 혹은 탄핵, 하야, 개헌 등 여러 가지 얘기들이 쏟아져나오는 것은 사실이고 그런 의견들이 점점 더 커지는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지난 토요일 지역위원장-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도 '절제된 대응을 하는 것이 필요하겠고, 전략이나 전술을 채택함에 있어서 지도부를 좀 신뢰해 달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실제 몇몇 민주당 의원 역시 이날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조국혁신당의 탄핵소추안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답변을 거부하기도 했다.

한 민주당 의원은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민주당이 먼저 앞장서 탄핵을 지금 주도하는 것보다는 오히려 전반적으로 국민의 정권 심판여론이 좀 더 높아져야 한다"며 "국민의 여론이 지금보다 탄핵에 우호적이라면 우리 뿐만 아니라 국민의힘의 이탈표까지 더해 탄핵 분위기가 급물살을 타게 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진보당 관계자 역시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윤 대통령 탄핵을 당론으로 정한 것은 맞다"면서도 "지금은 다양한 의견이 모아지고 있는 과정"이라며 탄핵에 필요한 사유의 논리적 정리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뜻을 시사했다.

헌법 65조에 따르면 대통령 탄핵소추를 하기 위해서는 국회에서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이 탄핵소추안 발의에 참여해야 한다. 이어 발의된 시간 기준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무기명 투표를 통해 재적의원 3분의 2, 즉 200석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탄핵소추안 가결이 가능하다.

조국혁신당이 탄핵안 초안을 냈지만 의석수 171석으로 원내 1당인 민주당의 적극적으로 나서야 탄핵 국면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고 정치권은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이 연이어 윤석열 대통령·김건희 여사와 명태균 씨가 관여된 공천 개입 의혹 관련 녹취록을 공개하고 있음에도 대체적으로 탄핵에 우호적인 여론 확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사진 오른쪽)과 박성준 원내운영수석부대표가 11월 21일 열린 당 정책조정회의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4.11.21./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여기에 이 대표가 지난 15일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재판 1심에서 징역 1년·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주요 재판이 이어지는 점도 국민의 탄핵 여론 확산에 장애물이 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태블릿PC의 발견처럼 결정적인 한 방이 없다"며 "여당 이탈표를 이끌어낼 수 있는 보수층이 '탄핵만큼은 안 된다'는 정서가 아직까지 있는 만큼 이 두 가지가 해결되지 않으면 탄핵 여론이 급반전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예상과는 달리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은 점도 아직 탄핵 분위기를 달아오르지 않게 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진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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