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검찰이 친인척 부당대출 의혹 혐의를 받고 있는 손태승 전(前)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이틀 연속으로 소환·조사하며 압박수위를 강화하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김수홍 부장검사)는 전날 오전 10시부터 손 전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손 전 회장은 지난 20일에도 검찰에 출석해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조사를 받았는데, 이틀 연속 강행군이다.
검찰이 친인척 부당대출 의혹 혐의를 받고 있는 손태승 전(前)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이틀 연속으로 소환·조사하며 압박수위를 강화하고 있다./사진=우리금융그룹 제공
검찰은 우리은행이 2020년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손 전 회장의 친인척 관련 법인이나 개인사업자에게 수백억원대 부당 대출을 내어줄 때 손 전 회장이 직접 개입했는 지를 조사하고 있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 등에 해당하는 지가 주요 수사 포인트다.
특히 검찰은 금융감독원이 적발한 350억원대 대출 외 100억원 규모의 추가 불법대출이 손 전 회장의 지휘 하에 이뤄졌는 지도 추궁하고 있다. 손 전 회장이 불법 대출을 종용할 때 지시나 묵인 등이 있었는지가 관건이다.
손 전 회장은 혐의 대부분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검찰이 추후 손 전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한편 검찰은 임종룡 현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조병규 우리은행장 등 현 경영진에 대해서도 대대적인 수사를 벌이고 있다. 손 전 회장의 부당대출이 이뤄진 과정을 이미 인지했음에도 금융당국에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다는 혐의를 받는 까닭이다.
이에 검찰은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소재 우리금융지주를 압수수색했다. 특히 영장에서 검찰은 두 인사도 '우리은행 실무진으로부터 손 전회장 친인척의 부당대출 사실을 보고받은 적이 있다'고 명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금융당국은 우리금융·은행의 보고 누락을 비판한 바 있다. 두 수장이 취임한 이후 2년이나 지난 만큼, 자체 감사나 검사 과정에서 이를 파악할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8월 25일 KBS '일요진단'에서 "이미 작년 하반기 현 은행장 등을 비롯 은행 임원진들이 대규모 부당대출에 대해 보고를 받은 부분을 확인했다"며 "사후 확인해보니 은행 내부에서도 말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실제 우리은행은 올해 1월 부당대출 정황을 내부검사에서 발견했음에도, 금감원에 4개월 가까이 지연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법 34조 3항에 따르면 은행들은 횡령·배임 등 금융범죄 관련 사고 발생 시 15일 이내에 금융당국에 보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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