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재훈 기자]LG에너지솔루션이 IRA 폐지와 전방산업 부진으로 인한 불안정한 경영환경 속 효율화를 내세우고 있는 가운데 2025년 정기 임원인사가 진행됐다. 앞서 불필요한 투자를 줄이고 필요한 사업에 맞춘 효율적 투자를 진행하겠다고 밝힌 것과 마찬가지로 이번 인사도 맥락을 같이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 첫 비전공유회에서 김동명 CEO 사장이 비전 및 중장기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사진=LG에너지솔루션
지난 21일 LG에너지솔루션은 이사회를 열고 2025년 정기 임원인사를 진행했다. 이번 인사는 부사장 승진을 포함해 총 14명의 임원 승진안이 결의됐다.
인사 내용은 △부사장 승진 1명 △전무 승진 2명 △상무 신규선임 10명 △수석연구위원(상무) 신규선임 1명 등이다.
이번 인사에 대해 LG에너지솔루션은 근본적 경쟁 우위 확보 및 미래 준비 강화를 위한 △R&D 경쟁력 제고 △제품·품질 경쟁우위 확보 △구조적 원가 경쟁력 강화 △미래기술 및 사업모델 혁신 관점의 조직역량 강화 등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진행된 정기 임원 인사가 김동명 사장을 제외하고 24명(부사장 1명, 전무 4명, 상무급 19명)이었던 것과 비교해 대폭 축소된 인사다. 지난해 인사가 수장 교체와 내실강화가 주된 방향성이었다면 올해는 경영 효율화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불확실성 커진 2025년…효율적 투자와 기술 경쟁력 맞춘 인선
은 기 LG에너지솔루션 미국 GM JV생산법인장 전무./사진=LG에너지솔루션
지난 3분기 LG에너지솔루션의 영업이익은 4483억 원을 기록했다. 이중 IRA 세액 공제 혜택이 4660억 원이었으며 세제 혜택을 제외한 영업손실은 177억 원이었다.
4분기 실적 전망과 내년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LG에너지솔루션은 컨퍼런스콜을 통해 내년 성장률을 보수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밝혔으며 최근 트럼프의 재집권으로 인해 불확실성은 더욱 커진 상태다.
또한 고객사들이 제조 가이던스를 낮춰 제시함과 동시에 4분기에는 주요 고객사들의 연말 재고 조정에 따라 미국과 중국 공장의 가동률 개선이 제한적인 상황이다.
올해 초부터 이어지고 있는 전기차 캐즘에 따른 실적 악화에 더해 IRA 폐지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LG에너지솔루션은 일찍이 시장 대응에 나서고 있다. 최근 잇따른 공급 계약과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대표적인 예다.
이번 인사에서 은 기 LG에너지솔루션 GM JV(합작공장)생산 법인장이 전무로 승진한 것도 앞서 밝힌 북미 투자 속도를 능동적으로 조절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GM외에도 혼다, 스텔란티스등의 브랜드들과 북미 지역에서 JV를 진행하고 있다. 경영 환경의 불안정성이 산재해 있으나 가동이 임박한 공장들에 대해서는 순조로운 램프업(생산 능력 증가)를 위해 준비를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LG에너지솔루션은 기존 EV용 케파의 여유분을 ESS 라인으로 전환해 대응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는 기존 라인의 활용을 극대화해 공장 가동률을 개선하겠다는 계획의 일환이다.
◆기술 내실 강화로 경쟁력 공고히…포트폴리오 다각화와 수주 활동 확대
경영 효율화와 함께 LG에너지솔루션이 집중하고 있는 주제는 기술력 강화와 포트폴리오 다각화다. LG에너지솔루션은 46파이 원통형 배터리 개발과 함께 ESS 사업 확대를 진행하고 있다.
기존 LG에너지솔루션의 ESS 사업은 생산과 판매 역할에 집중해왔다. 하지만 이번 에너지 통합 관리 사업은 전력 시장에 직접 참여하고 저장해 둔 에너지를 판매하는 구조를 통해 민간 발전 사업에 진출할 기반을 마련했다.
또한 R&D에서 셀투팩을 접목한 파우치형 고전압 미드니켈 제품 구현을 성공했다. 이를 통해 에너지 효율과 가격 경쟁력을 극대화했다. LG에너지 솔루션은 지속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글로벌 OEM들과 협업 및 판매를 추진한다는 복안이다.
잇따른 공급 계약은 이를 증명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10월 벤츠를 시작으로 계속해서 공급계약 체결 소식을 알리고 있다.
뒤이어 △미국 포드와는 상용차 배터리 공급 계약 △리비안과는 4695형 배터리 대규모 공급 △미국 재생에너지 기업 테라젠과 ESS 공급계약 △베어로보틱스에 원통형 배터리 공급 등 전기차외에도 포트폴리오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
한편 LG에너지솔루션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장 변화 대응을 위한 능동적 운영 효율화, 기술 리더십 확보를 위한 RND 투자 강화, 그리고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라는 세 가지 축으로 세부 과제들을 면밀히 추진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재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