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저축은행 수신 잔액이 2개월 연속 증가하면서 회복세를 보인데 이어 여신 잔액도 늘면서 영업이 정상화되는 모습이다.
23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공시에 따르면 상호저축은행의 수신 잔액은 9월 말 기준 102조5684억원을 기록했다. 전월 100조9568억원보다 1조6116억원 늘어난 수치다.
저축은행 수신 잔액은 지난 7월 말 99조9128억원으로 2021년 11월(98조6843억원) 이후 2년 8개월 만에 100조원 아래로 떨어진 바 있다.
지난해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5개월간 줄어들던 저축은행 수신 잔액은 3월 103조7449억원으로 반짝 반등한 이후 4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8월 들어 1조원 넘게 늘며 한 달 만에 다시 100조원대를 회복한 이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감소세를 보이던 수신 잔액이 2개월 연속 증가세를 나타낸 것은 예금금리 인상 영향으로 분석된다.
저축은행은 그동안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대출 문턱을 높이고 수신 잔액을 줄이며 외형을 축소해왔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기준금리 인하 조짐에 따라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됐고 다시 대출영업을 위한 실탄을 마련하고자 예금금리를 올려 수신 잔액 확보에 나섰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12개월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7월말 3.65%에서 8월말 3.66%, 9월말 3.70%까지 올랐다. 기본 금리에 우대 금리를 더해 4% 이상 제공하는 상품이 다시 등장하기도 했다.
다만 최근 들어서는 다시 예금금리가 내려가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후 은행권이 예금금리를 인하한 데 따른 것이다. 저축은행중앙회에 공시된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12개월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이날 기준 3.51%로 한 달 전보다 0.17%포인트 내렸다.
수신 잔액이 늘면서 지속 감소해오던 여신 잔액도 회복세를 보였다.
저축은행의 여신 잔액은 8월 말 96조5929억원으로 전월(96조9415억원) 대비 3486억원 줄며 지난해 1월 115조6003억원에서 19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여왔다. 지난 5월(99조9515억원) 2년6개월 만에 100조원 밑으로 떨어진 저축은행 여신은 4개월 연속 100조원을 하회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체율이 상승하고 금융당국의 사업성 평가 개선으로 대손충당금 부담이 늘자 저축은행들이 여신도 보수적으로 취급해온 것이다.
그러나 9월 말 97조893억원을 기록하며 전월보다 4964억원 늘어 20개월만에 증가 전환했다.
이는 저축은행들이 3분기 들어 영업을 재개한데다 은행권이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지침에 따라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수요가 2금융권으로 옮겨가는 ‘풍선효과’가 나타난 영향이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로 조달비용이 줄어들어 예대마진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부동산 PF 부실 사업장 정리에도 속도를 내면서 여신 영업도 정상화하는 분위기”라며 “연말 예적금 만기도래가 집중돼있는 만큼 유동성 확보를 위해 수신금리도 조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