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보험사들이 잇따라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 자본확충에 나서며 자본건전성 가늠 지표인 지급여력비율(K-ICS·킥스)을 방어하기 위한 선제 조치에 나서고 있다.
금리인하 사이클 진입과 더불어 금융당국이 무·저해지보험 해지율 관련 가이드라인, 할인율 현실화 같은 제도적 조정에 나서면서 보험사들의 자본 감소세가 나타나고 있다.
지급여력비율이란 계약자에게 돌려줄 보험금 지급능력으로 현행 보험업법은 RBC비율이 100% 이상을 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금융당국은 150%를 넘도록 권고하고 있다.
서울 여의도 전경./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지난 12일 6000억 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하했다. 지난 8월 7000억 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에 이어 두 번째로 총 1조3000억 원 규모의 자본성증권을 발행했다.
교보생명은 올해 6월 말 기준 킥스비율이 161.2%(경과조치 적용 전)로 지난해 말 대비 32.6%포인트(p) 하락했다.
현대해상은 지난 6월 5000억 원, 이달 4000억 원 등 총 9000억 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하며 자본건전성 개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해상의 킥스 비율은 지난해 말 173.2%에서 지난 6월 말 기준 169.7%로 소폭 하락하며 5대 대형 손보사(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중 유일하게 200%를 밑돌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현대해상은 관계자는 “후순위채 발행으로 확충한 자금은 안정적인 킥스 비율 관리를 위한 운용 전략에 따라 투자할 것”이라며 “국내 채권에 대한 투자와 대출 등의 방법으로 자산운용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롯데손해보험도 지난 1일 목표 물량을 넘기며 2000억 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에 성공했다.
앞서 8월에는 한화생명이 6000억 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각각 1500억 원, 2000억 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에 성공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올해 보험사들이 발행한 자본성증권 발행액은 4조7000억 원 규모로 직전 최대 발행 규모(2022년 4조 원)를 이미 뛰어넘었다. 롯데손해보험과 교보생명의 발행 작업이 마무리되면 총 5조5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보험사들이 이처럼 자본확충에 나선 것은 지난해부터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이 도입으로 보험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고 수익과 비용이 발생하는 즉시 보험손익을 인식하면서 킥스비율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생명보험사의 평균 킥스는 지난해 12월 196%였으나 경과조치 후 185.9%로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손해보험사의 평균 킥스는 193%에서 180.7%로 감소했다.
또 올해 연말 결산부터는 실적 부풀리기를 막기 위한 무·저해지 상품 해지율 가이드라인이 적용될 예정으로 킥스비율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자본확충에 더욱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가이드라인을 적용해 해지율을 보수적으로 가정하면 기존에 판매한 무·저해지 상품의 부채가 증가해 킥스 비율은 하락한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