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인혁 기자]국민의힘이 25일 겹악재를 직면하게 됐다. 당원 게시판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은 상태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위증교사 혐의에 대한 무죄를 선고받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현재 내홍을 진화하지 못한 탓에 민주당의 대여투쟁에 무방비로 노출될 것으로 전망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재판장 김동현)는 이날 이재명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에 대한 1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대표가 위증을 시도한 것에 고의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이 대표는 사법리스크의 짐을 한 겹 덜어내고, 지지층 결집을 시도할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
이 대표는 법정을 나서면서 “진실과 정의를 되찾아준 재판부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친명계 의원들은 이 대표의 무죄에 환호를 표했다. 정청래 의원은 “국민과 정권이 싸우면 끝내 국민이 이긴다.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 승리하리라”고 말했다. 박주민 의원도 “이 대표 위증교사 1심 무죄 당연한 결과이다”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나와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4.11.25/사진=연합뉴스
이 대표가 사법리스크에 대한 부담을 덜어내면서 민주당의 대여 공세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들은 이 대표를 중심으로 결집해 오는 30일 ‘김건희 여사 특검법 재표결 부결’을 주제로 장외 투쟁에 나설 것으로 관측됐다.
정부여당은 야권의 공세를 방어함과 동시에 내홍을 조기 진화해야 하는 숙제를 맞이하게 됐다.
국민의힘에서는 이 대표 판결이 예고된 25일에도 내분이 발생했다. 당원 게시판에 논란에 대한 의혹이 해소되지 못했다는 이유다. 친윤계 의원들은 한 대표 가족이 당원 게시판 논란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해명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한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친윤계의 요구에 대해 “당 대표를 끌어내리기 위함”이라고 반발했다. 그러나 한 대표는 친윤계의 주장을 반박하면서도 논란에 대해 명확한 해명을 하지 않았다. 침묵으로 이슈를 넘기겠다는 전략으로 여겨진다.
이에 한 대표의 공식 입장 표명에도 논란의 불씨는 꺼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친윤계와 친한계 사이 계파갈등의 도화선이 되는 모습이다. 국민의힘은 자중지란을 해소하지 못하면서 이 대표 사법리스크에 대한 반사이익도 누리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힘의 정당 지지율은 이주 연속 답보 상태다.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리얼미터가 여론을 조사한 것에 따르면 11월 3주 차 정당 지지율은 더불어민주당이 지난주 47.5% 대비 2.6% 포인트 하락한 44.9%, 국민의힘은 지난주 31.6% 대비 1.3% 포인트 하락한 30.3%를 각각 기록했다.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에도 양당의 지지율이 동반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더 이상 정부여당에게 긍정적 요소가 될 수 없다는 뜻이다. 따라서 국민의힘은 지지율 반등을 위해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하지만, 내홍조차 해결하지 못해 민주당의 대여투쟁이 본격화될 경우 궁지에 몰릴 것으로 관측됐다.
정치평론가인 김철현 경일대 특임교수는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한 대표가 당원 게시판 논란에 대한 입장을 (서둘러)정리하지 않는다면 국민의힘은 분열될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은 이 대표의 무죄 선고로 결집해 대대적인 반격에 나설 것이다. 현재 당정 관계가 불안정한 상태로써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반격에)정치적인 위기를 맞이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전국 성인 1003명을 대상으로 지난 21일부터 22일 이틀간 진행됐다. 여론조사 방식은 무선97%·유선3% 자동응답 전화 조사 방식이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