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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플라스틱협약 방향은…환경장관 "단계별 접근 필요"

2024-11-25 18:26 | 유태경 기자 | jadeu0818@naver.com
[미디어펜=유태경 기자] 유엔(UN) 플라스틱 협약 성안을 위한 제5차 정부간협상위원회(INC-5)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김완섭 환경부 장관이 플라스틱 생산 감축에 대한 구속력 있는 규제가 필요하다는 데 동의하면서도 단계별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완섭 환경부 장관이 25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환경부



김완섭 장관은 25일 INC-5가 열리고 있는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직접적이고 획일적인 규제보다 단계별 접근이나 다양한 방식으로 추진하는 것이 좋겠다는 게 협상에 임하는 정부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협약이 (성안)돼도 수치가 나올 확률이 크지 않다"며 "플라스틱 생산과 소비를 줄이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대로 플라스틱 전 주기를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재생원료 사용 비율 제고 및 페트병 두께 감소 등 간접적 규제와 다회용기 사용 지원 등을 예시로 들었다.

국제 플라스틱 협약은 플라스틱 원료 추출부터 생산, 사용, 폐기 등 생애 전 주기를 국제적으로 구속력 있게 규제하는 내용이 골자다. 

이날부터 다음 달 1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INC-5는 협약 성안을 위한 마지막 회차다. 전 세계 178개 유엔회원국 정부대표단과 31개 국제기구, 산업계·시민단체·학계 등 이해관계자 약 4000여명이 참석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환경부, 외교부, 산업통상자원부, 해양수산부 관계관으로 구성된 정부대표단이 참석하고 있으며, 환경부 장관이 수석 대표로 참여하고 있다. 

2년간 네 차례 회의가 열렸지만, 플라스틱 생산 감축과 제품 내 화학물질 규제, 재원 등 여러 쟁점을 두고 국가들 간 이견이 큰 상황이다. 앞선 회의를 통해 도출된 77쪽 분량의 보고서에는 이견만 3000여 개가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루이스 바야스 발비디에소 INC 의장(주영국 에콰도르대사)이 협상을 촉진하기 위한 17쪽의 논페이퍼(비공식문서)를 만들었으나, 플라스틱 대부분을 차지하는 '1차 폴리머 공급을 관리할 필요가 인정된다'는 문구가 담겨 플라스틱 생산국 등에서 반발이 일었다.

이날 정오가 지나서까지 이어진 회의에서 참여국들의 의견 대립으로 논의할 문서를 채택조차 하지 못했다. 하지만 INC 회의에서 오후 5시쯤 루이스 바야스 의장이 제안한 논페이퍼를 논의 시작점으로 삼기로 합의함에 따라 협상 물꼬를 텄다. 77쪽 보고서는 참고 자료로 활용한다는 게 현장 관계자 설명이다.

환경부는 이번 협약 성안 유무와 관계 없이 플라스틱 감축 노력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김 장관은 "최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와 논의해 플라스틱 국제사업 관련 예산을 50억 원 증액시키기로 했다"며 "매년 50억 원 규모 자금을 마련해 우리나라에서 추진하는 EPR제도나 폐기물추적관리제도 등을 다른 나라에 전파하는 등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열린 개회식에서 김완섭 장관은 "이제 작업문서 등 의장의 노력을 회원국들이 이어받아 '협약 성안'이라는 결과를 도출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루이스 바야스 INC 의장은 플라스틱 오염 문제 시급성을 강조하며 "이견은 남아있으나, 협상기간 동안 협력 정신을 발휘해 INC-5에서 협약 성안을 이뤄 미래 세대를 위한 귀중한 유산을 이뤄내자"고 말했다. 

잉거 안데르센 유엔환경계획(UNEP) 사무총장은 "플라스틱 협약 성안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공동 과제"라며 부산에서 협약이 성안되길 바란다고 했다. 

[미디어펜=유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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