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키움 히어로즈가 외국인선수 3명을 전원 교체했다. 2025시즌 함께할 3명 가운데 두 명이 타자고 투수는 1명인 파격적인 구성이다. 타자 두 명은 모두 '익숙한 얼굴'이기도 하다.
키움 구단은 26일 "지난 시즌까지 함께한 외국인 투수 아리엘 후라도와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 외국인 타자 로니 도슨과는 재계약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면서 "새 외국인 타자 야시엘 푸이그(34·외야수, 우투우타)와 루벤 카디네스(27·외야수, 우투우타), 새 외국인 투수 좌완 케니 로젠버그(29)를 영입했다. 외국인 선수 로스터를 타자 2명, 투수 1명으로 구성해 내년 시즌을 준비한다"고 밝혔다.
키움이 푸이그, 카디네스, 로젠버그(왼쪽부터)와 계약하며 외국인 선수 3명을 모두 교체했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홈페이지
키움은 푸이그와 총액 100만달러 전액 보장 조건으로 계약했다. 카디네스와는 연봉 45만달러, 옵션 15만달러 등 총액 60만달러, 로젠버그와는 연봉 70만달러, 옵션 10만달러 등 총액 80만달러에 각각 계약했다. 푸이그는 키움에서 활약한 적이 있고, 카디네스는 삼성에서 뛰어 둘은 KBO리그 경력자다.
푸이그는 3년 만에 다시 키움으로 돌아온다. 푸이그는 2022시즌 큰 주목을 받고 KBO리그에 데뷔, 131안타 21홈런 타율 0.277 OPS 0.841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이후 베네수엘라와 도미니카 윈터리그, 멕시칸리그 등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왔다.
3년만에 키움으로 복귀하는 푸이그. /사진=키움 히어로즈 SNS
푸이그는 2024시즌에는 멕시칸리그 아길라 데 베라크루스에서 64경기 출전해 18홈런 43타점 타율 0.314 OPS 1.020의 성적을 거두며 여전히 건재한 모습을 보였다. 최근 베네수엘라 윈터리그에서는 17경기 출전해 2홈런 12타점 타율 0.242 OPS 0.737을 기록했다.
카디네스는 지난 7월 삼성라이온즈의 대체 외국인 타자로 KBO리그에 데뷔했다. 데뷔 두 경기 만에 비거리 140m짜리 초대형 홈런을 터뜨리며 파워히터로서의 면모를 보였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옆구리 통증이 발생해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면서 삼성을 떠나게 됐다. 7경기밖에 출전하지 않은 가운데 8안타 2홈런 5타점 타율 0.333을 기록했다.
올해 삼성에서 잠시 뛰었던 카디네스가 다음 시즌에는 키움 유니폼을 입게 됐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SNS
키움은 영입 과정에서 카디네스의 옆구리 부상이 완전히 회복됐음을 확인했고, 두 차례 화상면담을 진행해 선수의 성향과 야구를 대하는 자세, 성실성, 책임감 등을 꼼꼼히 살피고 계약을 결정했다.
로젠버그는 1995년생으로 미국 캘리포니아 출신 좌완투수다. 2016년 메이저리그 드래프트 8라운드에서 탬파베이 레이스에 지명 받았다. 이후 5시즌 동안 탬파베이 레이스 산하 마이너리그 팀에서 활약했고, 2021년 LA 에인절스로 이적, 2022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최근까지 LA 에인절스 40인 로스터에 포함될 만큼 기량과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키움이 새로 영입한 외국인 투수 로젠버그. /사진=키움 히어로즈 SNS
로젠버그는 최고 시속 148km 직구와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을 던지며, 좋은 투구 밸런스와 변화구 구질이 뛰어나다는 장점을 지녔다. 마이너리그 통산 163경기에 나서 719⅔이닝 52승 38패 평균자책점 4.06을 기록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총 17경기에 등판, 67⅔이닝 동안 2승 3패 평균자책점 4.66의 성적을 냈다.
키움 구단은 "내년 시즌 외국인 선수 구성을 위한 논의를 수 차례 가졌다"며 "지난 시즌 팀의 약점과 보완이 필요한 점들을 파악했고, 특히 공격력 강화의 필요성에 대해 의견이 모였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할 때라는 공감대도 형성됐다. 이번 외국인 선수 영입 결과는 팀의 방향성과 외국인 선수 영입 방침, 젊은 선수들의 성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전략적 결정"이라고 외국인 선수 구성을 '타자2+투수1'로 선택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장타력을 갖춘 푸이그와 카디네스의 합류로 타선의 무게감이 달라졌다. 국내 타자들과 시너지를 낸다면 내년 시즌 더욱 강력한 공격 야구를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며 "두 선수의 장타력과 타점 생산 능력이 팀 타선에 큰 보탬이 되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또한 "푸이그의 개인적인 문제는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했다. 푸이그 측에서는 현재 법적 문제가 없음을 전달해 왔다. 푸이그는 2022시즌 종료 후 우리 팀을 떠난 뒤에도 미국이 아닌 다른 해외 리그에서 문제없이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푸이그가 키움에서 내년 시즌을 뛰는데 큰 걸림돌은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푸이그가 과거 불법 도박에 베팅한 혐의로 미국에서 조사를 받은 일에 대해 법적 걸림돌이 없다는 점을 알린 것이다.
아울러 "카디네스는 지난 시즌 부상으로 제 기량을 보여 주지 못한 점을 아쉬워했고, 건강한 몸으로 KBO리그 팬들에게 자신의 진가를 증명하고 싶어 하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며 카디네스가 삼성을 떠날 때 제기됐던 '먹튀' 논란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팀의 유일한 외국인 투수가 될 로젠버그 영입에 대해서는 "로젠버그는 최근까지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에 포함됐던 선수로 팀의 에이스 역할을 맡아줄 적임자"라며 "2024시즌 여러 국내 투수들이 선발로 투입되어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지만 동시에 성장한 모습도 보여줬다. 스프링캠프를 통해 국내 투수들 중 선발로 활용할 수 있는 자원들을 점검해 로젠버그를 중심으로 선발진을 구축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국내 투수들에게도 기회가 생긴 만큼, 동기부여와 함께 선의의 경쟁을 기대한다. 이를 계기로 젊은 투수들이 경쟁력 있는 모습으로 성장해 주길 바란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끝으로 키움 구단은 "이번 시즌 팀을 위해 헌신한 후라도, 헤이수스, 도슨과 이별하게 돼 아쉽다. 세 선수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다. 세 선수 모두 충분히 KBO리그나 다른 리그에서 제 기량을 발휘해 줄 수 있는 선수들이다. 우리 구단은 이들의 앞날을 열어주기 위해 보류권을 행사하지 않는다. 모두 새로운 팀을 찾아 계속 좋은 모습을 이어가 주길 바란다"고 올해 팀과 함께 했던 3명의 외국인 선수들에게 작별 인사를 했다.
푸이그와 카디네스, 로젠버그는 개인 훈련을 소화한 뒤 내년 키움의 스프링캠프로 합류할 예정이다.
[미디어펜=석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