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홈 경제 정치 연예 스포츠

롯데·CJ, 자산 매각·사업 철수…유통업계 '생존게임'

2024-12-03 13:57 | 이미미 차장 | buzacat59@mediapen.com
[미디어펜=이미미 기자] 수년간 이어지는 불황으로 유통업 역시 위기를 맞으면서 롯데와 CJ 등 대기업들이 생존을 위한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 비용 절감은 물론 일부 사업과 자산까지 내놓았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투자 축소와 자산 재평가 등을 통해 재무 건전성 제고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외관 전경/사진=롯데지주 제공



롯데쇼핑은 15년 만에 7조6000억 원 규모의 보유 토지 자산을 재평가한다. 지난 달 28일 롯데지주 주최로 열린 롯데케미칼·롯데건설·롯데쇼핑, 호텔롯데 등 주요 계열사들의 기관투자자 대상 기업 설명회(IR)에서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자산재평가를 통해 자본 증가 및 부채비율 감소, 신용도 상승 등을 기대하고 있다. 

앞서 롯데쇼핑이 2009년 실시한 재평가에서는 3조6000억 원의 평가 차액이 발생하면서, 부채비율을 102%에서 86%로 16%포인트 낮추는 효과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에 위치한 롯데백화점 센텀시티점도 매각 추진 중이다. 롯데백화점 센텀시티점 매각가는 2000억~3000억 원으로 추정된다. 이외에도 실적이 부진한 점포 10여 곳을 대상으로 영업을 종료하거나 매각에 나선다. 

호텔롯데 면세점 사업부는 국내외 부실 면세점 철수를 검토한다. 호텔 사업부도 4성급 비즈니스호텔에 속하는 ‘L7’과 ‘시티’ 최소 3곳의 매각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잠실 월드타워 내 호텔 영업 면적 축소도 검토하고 있다.

그룹의 상징인 롯데월드타워도 담보로 내놓았다. 최근 ‘유동성 위기설‘이 불거지면서 회사채 신용을 보강하기 위해서다. 

롯데의 사업 구조조정 의지는 임원 인사에서도 드러난다. 지난 달 28일 발표한 롯데그룹 정기 인사에서 60대 이상 임원 절반이 물러났다. 롯데그룹 전체 임원 규모는 지난해 말 대비 13% 줄었으며, CEO도 36%(21명)가 교체됐다. 

CJ제일제당은 그린바이오 사업을 매각하고, 해외 신공장 투자에 집중하기로 했다. CJ제일제당 헝가리 신공장 조감도/사진=CJ제일제당 제공



CJ그룹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핵심 계열사인 CJ제일제당이 회사 전체 영업이익의 30%를 차지하는 바이오사업부를 매각하기로 했다. 

CJ제일제당 3대 바이오 사업 가운데 ‘그린바이오’는 캐시카우 역할을 해왔지만, 중국 업체의 저가 공세로 향후 부침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대신 CJ제일제당은 이번 그린바이오 매각으로 식품 등 지속 성장이 예상되는 부문을 위한 재원을 마련한다. 

CJ제일제당은 보유 부동산 매각 등 자산 유동화 작업도 병행해왔다. 2019년 말 서울 강서구 가양동 부지와 충무로 CJ인재원 건물을 팔았다. 영등포 공장부지도 세일앤리스백으로 매각했다가 2021년 재매입했다. 

CJ그룹은 연말 정기인사에서 ‘안정 속 쇄신’을 택했다. 주요 계열사 대표들을 대부분 유임하면서도, 그동안 CJ 푸드빌·CJ CGV 등 그룹 계열사의 경영 정상화를 성공적으로 이끈 허민회 CJ CGV 대표를 지주 경영지원대표로 임명했다.

CJ 관계자는 “신상필책이 이뤄진 인사”라며 “능력과 성과 중심의 연중(年中) 수시 인사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미디어펜=이미미 기자]
종합 인기기사
© 미디어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