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견희 기자]삼성·LG그룹의 정기인사와 조직개편이 마무리된 가운데 올해 핵심 키워드는 경험이 풍부한 리더와 이를 통한 실무 역량 강화로 분석된다. 또 트럼프 도널드 전 대통령의 재선과 대(對)중국 갈등 심화, 국내 정세 악화 등 국내외 경영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파격적 인사를 택하기보다 사장단 대부분을 유임해 안정 속 변화를 택했다.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전경./사진=삼성전자 제공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대대적 혁신이 예상됐던 것과 달리 부진 요인으로 꼽히는 반도체 사업부문(DS) 일부에서만 손을 봤다. 메모리사업부장과 파운드리사업부장은 교체했지만, 전영현 DS부문장(부회장)이 메모리사업부장을 겸하는 등 전영현호 체제에 한번 더 힘을 싣는 것으로 정리됐다. 파운드리사업부장에는 한진만 미주총괄(DSA)을 선임했다.
한종희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부회장)도 자리를 지킨데 이어 품질혁신위원장까지 겸하면서 재신임 받았다. 삼성의 컨트롤타워 격인 사업지원TF장의 정현호 부회장도 유임됐다. 임원인사에선 AI와 차세대 통신·반도체, 헬스케어 등 신기술 분야 리더들을 대거 등용했다. 이와 함께 조직 슬림화 기조는 이어갔다. 삼성전자는 2017년 이후 7년 만에 임원 승진 규모가 가장 작았다.
LG그룹도 사장단 대부분을 유임시켰다. 특히 이번 정기 인사에서 부회장 승진이 있을 것이란 업계의 예상과 달리 권봉석 LG 대표이사와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등 부회장 2인 체제를 그대로 유지했다. 또 CEO(최고경영자) 승진자는 홍범식 LG유플러스 사장뿐이다.
LG그룹은 '트럼프 2기'에 대비한 인사도 단행했다. 미국 우선주의가 짙은 트럼프 대통령 체제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022년 LG그룹에 합류한 '백악관 의전 전문가'인 조 헤이긴 미국 LG워싱턴사무소장은 내년에도 LG그룹에 몸을 담을 전망이다. 다만 올해 정기 인사 때 한국에서 파견한 공동사무소장이 퇴임하면서 홀로 소장 자리를 지킬 것으로 보인다.
LG그룹은 이번 인사에 대해 "성과와 역량이 입증된 최고 경영진"이라고 설명하며, 경험주의 인사를 단행했음을 강조했다. 실제로 임원 인사에선 신규 임원 21명을 포함해 그룹 연구개발(R&D) 임원 수를 역대 최다인 218명까지 늘렸다. 경험주의에 입각해 인재를 선발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반대로 임원 전체 승진자는 지난해 139명에서 올해 121명으로 줄이면서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조직 슬림화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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